‘기술유출’ 얌체짓에 옐로카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한찬식)는 지난달 30일 회사 기밀 자료를 빼돌린 뒤 동종업체를 설립해 영업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AMAT의 한국법인 AMK 전 직원 심모씨(40)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심씨 등은 지난 2008∼2009년 AMK에서 반도체 장비 설계도면 및 부품 조립 매뉴얼 등 기술자료와 영업비밀을 빼돌려 퇴사, 동종업체인 E사를 세운 혐의다.

심씨는 실제 지난해 1월 E사를 설립한 뒤 같은 해 8월까지 AMK에서 삼성전자에 납품하던 장비를 제작, 삼성전자에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씨는 세계 1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AMAT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에 독점적으로 장비를 공급한다는 점을 이용, 경쟁업체를 세워 AMAT보다 저렴하게 납품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E사를 설립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심씨는 AMK에서 기술을 빼돌려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위해 서모씨(37) 등 AMK 간부 3명을 영입하고 삼성전자 전 직원 장모씨(42)를 대표이사로 스카우트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서씨 등도 AMK 퇴직 직전에 빼돌린 부품도면 및 영업 비밀 자료를 갖고 경쟁사인 E사로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AMK는 보안을 위해 직원들과 기밀유지 및 양도계약을 체결하고 비밀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교육 등을 실시했지만 기술유출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서울동부지검은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기술을 빼돌려 하이닉스에 넘긴 혐의로 AMAT 부사장과 AMK 팀장급 간부를 구속기소하고 직원 8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e-mail]최순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