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CC(파71·6613야드)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으나 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로 ‘핑크 팬더’ 폴라 크리머(미국)에게 4타 뒤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함께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크리머는 악천후로 순연돼 이날 속개된 3라운드 잔여홀 경기에서 1타를 줄인 뒤 곧장 이어진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2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로 출전 선수 중에서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 11위로 출발한 최나연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전반에만 이글 1개 버디 4개를 잡아 선두 크리머를 압박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13번홀(파3)에서 통한의 3퍼트를 범해 1타를 잃으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후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으나 남은 홀이 많지 않은데다 크리머가 전반에 1타를 줄인데 이어 후반 들어서도 버디 2개에 보기 1개로 1타를 더 줄이는 침착한 경기 운영을 펼치는 바람에 공동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엄지손가락 수술을 받고 투어에 복귀한 크리머는 2008년 10월 LPGA투어 삼성 월드 챔피언십 이후 무려 21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통산 9승째를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크리머는 58만5000달러의 거액을 우승 상금으로 챙겼다. 한국과 일본 등 이른바 다국적군의 협공에 기세가 꺾였던 미국은 세계랭킹 1위 크리스티 커의 LPGA 챔피언십 우승에 이은 크리머의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세 차례 메이저대회 중에 2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자존심을 되찾았다.
부상에서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듯 손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임한 크리머는 “통증이 아직 남아 있지만 매홀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의도했던 전략이 그대로 적중해서인지 우승이 더욱 달콤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2007년 이곳에서 열렸던 남자 US오픈의 경기 장면을 담은 DVD 타이틀을 보면서 1년 전부터 코스 공략에 대한 연구를 철저히 했다”고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음을 털어 놓았다.
비록 2008년 박인비(22·SK텔레콤), 2009년 지은희(24)에 이어 3년 연속 이 대회 우승은 놓치긴 했지만 ‘코리안 시스터스’의 성적표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었다. 최나연의 공동 2위를 비롯해 이날만 3타를 줄인 김인경(22·하나금융그룹)이 단독 4위(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나선 신지애(22·미래에셋)와 양희영(21)이 공동 5위(최종합계 3오버파 287타), 박인비와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26·한국명 김초롱)이 공동 8위(최종합계 5오버파 289타)에 랭크되는 등 총 6명이 톱10에 입상했다.
한편 신지애와 함께 치열한 ‘지존’ 싸움을 펼치고 있는 커와 미야자토 아이는 각각 공동 17위와 공동 31위로 경기를 마쳤다.
/golf@fnnews.com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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