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4명이 만나는 것은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명 ‘2+2 회의’로 불리는 이번 외교이벤트는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한·미동맹의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전략회의다.
하지만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와 맞물려 있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2+2 회의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향후 대응 및 공조 방안과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대화’보다 ‘압박’에 방점을 찍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에 따라 북한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할 예정이다.
북한이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는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선 ‘북한이 먼저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기존 한·미 양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한·미 양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선 천안함 대응-후 6자회담 재개’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게 외교소식통의 전언이다.
한·미 외교·국방장관은 회의 직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천안함 사태 후속조치로 이달 말께 동해에서 실시될 한·미 연합해상훈련 계획은 공동성명에 넣지 않는 대신 국방부가 별도로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발표한다.
공동성명에는 한·미동맹에 대한 평가와 미래 발전상을 제시하는 단락을 비롯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등 안보협력 분야, 아프가니스탄 재건 및 핵 비확산 문제 등 지역 및 국제적 이슈에 대한 양국의 입장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담당하는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이날 방한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회의 당일 서울을 찾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해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 등 외교라인 고위급과 마이클 멀런 합참의장, 로버트 윌러드 미국 태평양 사령관,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 월러스 그렉슨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등 안보 관련 인사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회의 직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6·25 전쟁 전사자와 천안함 희생자들을 참배하고 육·해·공군 및 미군으로 구성된 대규모 의장행사에 참석한다.
회의 직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만찬에 참석한 뒤 22일 오전 한국을 떠난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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