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나 제작기간만 놓고 보면 '그리스·로마 신화 메두사를 찾아라'는 가족뮤지컬로는 '초대형'이다.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과 최근 연극 '무대가 좋다' 시리즈로 주목받고 있는 악어컴퍼니가 1년간 공을 들인 국내 초연작이다. 제작비는 5억원. 그리스·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신화 속 12신을 만나 겪게 되는 모험담을 그린다. 메두사의 꾐에 빠져 곤경에 처한 주인공 제우스의 명을 받아 황금 사과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명전 그리스의 신과 인간' 특별전시에 맞춰 전시 연계 공연으로 가족 관객이 타깃인 작품. 상상속 영웅들의 이야기에 교훈적 메시지까지 담아 에듀벤처 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다음달 29일까지. 3만∼5만원
지난해 국내 초연으로 선보였던 캐릭터 가족뮤지컬 '내친구 도라에몽'의 올해 주제는 '별빛바다의 비밀'이다. 도라에몽의 생일에 신비한 별을 따라 별빛바다로 간 도라에몽과 친구들이 악당 대마왕의 마법에 걸린 별빛바다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 악당 대마왕과 부하들은 올해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해줄 다양한 마법도구들도 눈길을 끈다. 적응총, 흉내조종기, 물회오리 등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닷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무대세트, 장면전환에서는 특수영상기법까지 사용돼 화려함을 뽐낸다.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다음달 29일까지.전석 4만원.
전 세계 10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넌 특별하단다' 역시 어린이뿐 아니라 삶에 지친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뮤지컬. 제작자 극단 행복자는 아이들에게 "네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동화 속 나무마을을 그대로 무대 위로 옮겨 원목으로 만들어진 아늑한 무대 세트를 선보인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타악기도 직접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서울 대학로 엘림홀에서 다음달 28일까지.1만5000∼2만원.
'무적의 삼총사'는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함께하기 딱 좋은 뮤지컬. 독일 원작 '벨라, 보스, 불리'를 학전 김민기 대표가 번안·연출한 작품이다. 주인공 3명은 모두 초등학교 3학년. 미국에서 한국 경남의 신도시로 이사를 온 주인공 써니가 전학을 간 학교에서 만난 치나, 풍이 두 친구와 겪게 되는 이야기다. 학교 폭력, 노인 문제, 이혼 가정 등 각종 사회 문제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무대에 오른다. 코믹한 장면에선 깔깔대며 웃지만 심각한 대사가 오가는 대목에선 부모와 아이들이 숨죽이며 무대를 바라보게 된다. 공연 한편으로 아이들과 곰곰히 생각해볼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다음달 22일까지. 1만8000∼2만원.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에겐 국립과천과학관의 창작 뮤지컬 '아인슈타인 W.H.Y"가 제격이다. 상상속 타임머신을 발명한 아인슈타인 박사가 100년 후 미래인 2010년으로 오게 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에피소드들로 엮은 작품이다. "아인슈타인 박사처럼 낯설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새롭게 만드는 능력에 대해 뭔가 느끼는 바가 있으면 좋겠다"는 게 제작진측 설명. 아인슈타인 박사와 관련된 모든 과학이야기는 무대 속 장치와 캐릭터들을 통해 하나씩 발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상관없을 것 같은 캐릭터 피터팬, 후크, 팅커벨 등은 아인슈타인 박사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10월 17일까지. 전석 2만원.
초연 후 4년 만에 무대에 오른 '모차르트 할아버지'에선 모차르트 음악을 신나게 즐길 수 있다. 합주반 해체를 막기 위해 소아는 모차르트 할아버지를 찾아나서고 천신만고끝에 만난 모차르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음악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할아버지 모차르트는 음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면서 음악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일러준다. 어린이들이 무대에서 직접 악기와 노래를 체험하는 시간도 있다. 서울 구로 상상나눔씨어터 8월 19일까지. 전석 2만5000원.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사진설명=올여름 극장가에 걸린 가족뮤지컬의 면면이 다채롭다. 캐릭터 뮤지컬은 물론, 신화나 위인 등 다양한 소재가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무적의 삼총사' 공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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