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숙면하려면 수면자세에 따라 베개 고르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09 22:58

수정 2010.08.09 14:44





올바른 수면을 위해서는 수면 자세와 베개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이 7월 1일부터 25일까지 일반인 232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 베개 선택과 사용법’을 조사한 결과 수면자세에 적합한 베개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16%에 불과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잘못된 베개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74%가 수면 후 통증을 느낀다고 답했다.

바람직한 수면 자세는 누웠을 때 목뼈와 허리뼈의 만곡 상태가 자연스러워 근긴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좋은 베개란 잠자는 동안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똑바로 누워 잘 경우

등을 바닥에 대고 자는 경우 베개 높이는 누워있는 옆모습을 보았을 때 목뼈가 자연스런 C커브가 되도록 해야 하므로, 머리와 목의 높이가 바닥에서 6∼8cm 정도로 비교적 낮아 목과 허리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머리가 몸에 비해 5도 정도 앞으로 나오는 경우를 정상척추라 할 수 있는데, 베개를 잘 선택했다면 잠을 잘 때 베개 바닥과 뒷머리의 각도가 4∼6도, 바닥과 뒷목의 각도가 12∼16도 범위에 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팔뚝 높이 정도가 적절한 베개의 높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몸에 무리를 주는 베개 형태 가운데 ‘머리와 목이 동시에 높은 베개(14%)’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이태규 원장은 “머리와 목 높이가 똑같이 높은 베개를 사용하게 되면 수면 후 뒷목과 어깨 부위의 척추 쪽에 부담을 주므로 통증이 생기게 된다”며 “또 어깨 근육을 압박하게 돼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피로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리가 높고 목은 낮은 베개’는 목뼈의 C커브를 해쳐 일자목을 유발하거나 충분한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머리는 낮은데 목만 높은 형태(7%)’나 ‘목베개(5%)’의 경우에는 C커브를 지나치게 만들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옆으로 누워 잘 경우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에는 옆에서 보았을 때 목뼈와 허리뼈가 일직선을 유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따라서 바로 누워 잘 때보다 어깨 높이를 감안해 팔뚝 하나만큼 더 높아야 하므로 10∼15cm의 높이가 적당하다. 또 다리 사이에는 베개를 끼우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만약 바르게 누워 자다가 옆으로 누워 자게 되면 바르게 누워 잘 때는 6∼8cm의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옆으로 누울 때는 베개를 살짝 접어 목 부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머리와 목 높이가 낮은 베개’를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41%)가 가장 많았다. 높이가 10∼15cm로 비교적 높아 옆으로 누웠을 때 경추와 척추의 형태를 잡아줄 수 있는 올바른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는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이 원장은 “옆으로 누워서 잘 때 낮은 베개를 사용하게 되면 어깨부분에 과도한 무게가 실리면서 어깨와 팔이 결리고 요추에까지 하중이 가해지게 된다”며 “이는 낮은 베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머리 높이만 높고 목의 높이는 낮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옆으로 잘 때 낮은 베개나 머리높이만 높은 베개를 사용하게 되면 목 주변의 근육이 굳거나 척추부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목 높이만 높은 경우에는 어깨에는 부담이 적지만 경추가 과도하게 꺾이면서 목에 부담을 줘 목 주변 근육에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 또 베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목이 과도하게 젖혀지고 턱이 들어올려져 목 주변의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소재는 라텍스나 메모리폼이 좋아

베개의 경우 높이도 중요하지만 소재도 중요하다. 응답자의 46%가 솜 베개와 같이 부드러운 베개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깃털이나 솜으로 된 베개는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주므로 안락함을 느끼게 해주지만, 지나치게 푹신한 경우 머리와 목이 파묻혀 경추의 곡선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침 같은 딱딱한 베개는 목 근육과 골격에 무리가 갈 수 있고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특히 자주 뒤척이는 사람이라면 목 근육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베개의 소재로는 머리의 모양을 잡아줄 수 있는 라텍스나 메모리폼이 좋다.

여름에는 머리가 푹 들어가는 솜 베개 보다 메밀이나 왕겨 베개가 좋다. 이 때 전체 부피의 80% 정도로 속을 채운 것을 사용하도록 한다.


하지만 좁쌀의 경우 유동성이 너무 좋아 머리를 제대도 받치지 못한다. 또 베개의 길이는 잠자는 동안 움직임을 고려해 어깨너비 보다 10cm정도 긴 것이 베개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아줘 좋다.


이 원장은 “최근 1년 동안 수면후 깁스한 것처럼 목이 뻣뻣하고 뒷목이 심하게 아픈 낙침현상을 3회 이상 경험하고 어깨 통증과 팔 저림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통해 목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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