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부산청정도금센터,도금업체 모여 폐수 공동처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29 17:39

수정 2010.08.29 17:39

【부산=정지우기자】 교통혼잡지역 답지 않게 잘 정돈된 도로망, 일정한 규모로 정리된 다양한 공장들. 지난 27일 부산청정도금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찾은 한국산업단지공단 녹산단지의 첫 인상이다.

그 중간쯤에 자리한 청정도금센터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정문으로 들어서니 주위 환경부터 청정(淸淨)이다. 아직 도금업체들이 입주를 본격화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바람에 흩날리는 봉지하나, 버려진 담배꽁초 하나 찾기 어렵다. 건물 안도 마찬가지. 지하와 지상 1층은 복잡한 기계와 웅장한 크기의 저장 탱크, 폐수 라인 등이 가득했지만 복잡하거나 어지럽다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잘 정돈된 폐수처리시설이 대형 마트와 같아 보였다. '청정'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았다.

부산청정도금센터는 부산 강서구 송정동 1735의 2번지 녹산단지 내에 부지면적 1만6284㎡, 연면적 1만6358㎡, 건축면적 1만1596㎡,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으로 올해 6월 건립됐다.


부산 도심 내 곳곳에 산재한 도금업체들이 겪는 입지난을 해소해주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부산시, 부산은행, 녹산도금조합 등이 4년 전 258억원을 모아 설립했다.

이 센터가 절실했던 또 하나 이유는 상당한 양의 폐수가 매일 쏟아져 나오는 도금업의 특성. 중대형 업체들은 자체 폐수처리시설을 갖출 수 있지만 영세 업체들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영세 업체들은 폐수처리업체에 위탁해 폐수를 처리하는 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영세 업체들은 결국 무단 방류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기 일쑤다.

이경범 산단공 동남권본부 본부장은 "영세 업체 사장들 중에는 전과자들이 많은데 거의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라며 "업체 개별적 문제도 크지만 중요한 것은 공동처리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폐수 발생부터 방류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업체들이 시안이나 크롬, 산알칼리, 킬레이트 등 도금 과정에서 나오는 중금속 폐수를 각자 라인을 통해 배출하면 지하 1층 집수조에 모은 뒤 조정조를 거쳐 응집조에서 물질끼리 엉겨 뭉치게 한다.

폐수가 1층의 약품탱크와 펌프류, 슬러지 등을 통과하게 되면 비로소 안전한 수질로 바뀌어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간다. 또 물이 증발할 때 발생하는 대기오염 5대 물질 등을 방지하기 위한 증발 농축설비도 가동된다. 이렇게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하루 300t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위탁업체에 맡길 경우 비용이 t당 8만원 정도지만 센터에 입주하면 3만원까지 줄어든다"면서 "국내 최초로 건립된 이곳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센터는 폐수처리시설은 물론 공동연구실, 실험실, 회의실, 판매시설 등을 갖춰 개별 기업들이 연구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입주 업체 간 상호 기술보완 및 정보교환, 폐수처리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환경보호도 할 수 있는 녹색성장의 모델이 될 것이다.
" 황석주 산단공 부산지사장의 장담이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사진설명=부산청정도금센터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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