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 온도차 극명하게 갈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8·29 거래활성화 대책이 발표된 이후 버블세븐 지역이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큰 폭의 집값 하락세를 기록했던 경기 분당과 용인 등은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서울 강남과 목동은 여전히 위축된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분당과 용인지역의 경우 급매물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급매로 계약을 맺은 집주인들이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파기하고 싶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집값도 오름세로 전환됐다.
특히 악성 미분양 물량이 산적한 용인시 수지구 일대 신규 입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마이너스 프리미엄'의 폭이 큰 폭으로 줄었다. 용인 신봉동 동부센트레빌 6구역 분양권은 지난 8월 중순까지 마이너스 웃돈 5000만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던 것이 최근 마이너스 3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용인시 동천동의 태양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새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자 위주의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이르면 이달 안에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 관계자는 "8월 중순 3억8000만원에 매수한 계약자에게 중도금을 빨리 입금하라고 조언했다"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을 불안해한 집주인이 계약 파기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에 매수자가 없어서 낙폭을 가늠할 수 없었던 한두 달 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이번 대책에 따라 6억원 안팎에서 수요자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면서 "판교신도시와 인접하다는 장점과 신분당선 개통 호재가 있는 동천동 쪽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전역으로 확대할 당시 최고 5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던 목동신시가지 10단지 66㎡가 현재 4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몇 달째 거래가 뜸한 상태다.
하지만 서울 강남 3구와 양천구 목동 일대는 여전히 조용하다. 일부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만 거래될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주 9억5000만원에서 10억원대로 호가가 올랐지만 매수세가 없어 추춤한 상태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정애남 공인 관계자는 "지난주 7억8500만원에 나왔던 매물이 대책 발표 이후 7억7000만원에 거래가 됐다"면서"매수 문의와 대비해서 적체된 매물이 많아 가격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박준 공인 관계자도 "대책이 발표되기 전 8월 10일부터 27일까지 2주 동안 총 8건을 거래했으나 발표 이후에는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양천구 목동 지역도 높은 가격 때문에 관심만 있을 뿐 매수세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
■버블세븐 온도차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8·29 대책 이후 아직도 시장에서 반응이 크지 않아 버블세븐 지역의 온도차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강남지역은 재건축 호재로 아직도 집값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거래가 되살아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용인과 분양지역의 경우 거의 대부분 금융위기 이전보다 30%까지 가격이 빠졌기 때문에 대책 발표 이후 당연히 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올라가겠지만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과 목동은 답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버블세븐 지역에서의 8·29 대책 효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수도권 버블세븐 지역이 그동안 빠진 집값이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는 이 같은 상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은마아파트 등 강남 및 강동 재건축이 본격화되는 등 호재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강남 집값이 서울 강북과 수도권 집값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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