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덕여자대학교 본관 전경. |
■현장·실용 교육으로 여성 전문인 양성..“동덕이 걸으면 길이 된다”
구한말 일제의 침략으로 민족의 운명이 백척간두의 절망적인 위기에 처했을 때 춘강 조동식 선생은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교육이 급선무라며 1908년 4월 동원여자의숙을 설립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10년 4월 동덕은 동원여자의숙을 인수·합병하고 교명을 '동덕(同德)'으로 변경했으며 끊임없는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며 이 나라 여성교육에 앞장섰다.
광복 후인 1950년에는 '지성과 덕성을 갖춘 여성전문인의 양성'을 교육 목적으로 내세운 동덕여대가 설립됐다. 지난 100년 동안 동덕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힘써왔다.
9일로 창학 100주년 개교 60주년을 맞은 동덕여대가 여성교육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또 한번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학내 분규로 주춤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운 '동덕호(同德號)'의 선장을 맡은 김영래 총장과 함께 새로운 100년을 내딛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사실 동덕여대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유난히 많이 따라다니는 대학이다. 국내 최초로 캠퍼스를 세 곳으로 분리하는 캠퍼스 다원화 정책을 펼친 데 이어 국내 최초의 큐레이터학과 설립, 4년제 대학 최초의 실용음악과·방송연예과·모델과 신설, 국내 최초의 여성학도서관과 여성학박물관 개관 등을 선도해 왔다. 실용 학풍을 꾸준히 실천해온 동덕여대는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대학이라 할 만하다.
동덕여대만의 특별한 매력을 꼽으라면 바로 특화캠퍼스다. 해당 학과의 문화와 접해 있는 현장에 특화캠퍼스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은 패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청담동(디자인연구센터)에서, 공연은 공연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동숭동 대학로(공연예술센터)에서 그리고 미술은 미술의 거리 서울 인사동(동덕아트갤러리)에서 문화산업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접하도록 해 전문가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동덕여대 디자인연구센터는 지난 1996년 3월 서울시 패션 특구로 지정된 강남구 내에서도 디자인의 흐름과 진취성에서 가장 앞선다는 청담동으로 이전했다. 패션 특구에 자리한 만큼 트렌드를 읽는 데 용이하고 산학협동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실무 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를 양성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디자인연구센터는 실기실습실, 스튜디오, 자료실, 갤러리 등 최신시설을 갖췄으며 디자인대학과 대학원의 대부분 수업을 이곳에서 실시한다. 이처럼 철저한 현장중심 교육 덕분에 디자인학부생들은 바로 현장에 투입돼도 능숙하게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한마디로 '준비된 프로'라는 것이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졸업생은 패션디자이너, 패션저널리스트, 패션스타일리스트 등으로 진출하고 시각·실내디자인을 전공한 졸업생은 광고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편집디자이너, 인테리어 코디네이터 등 생활과 산업 분야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또 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한 졸업생은 창조적 미디어디자인 전문인으로서 디지털 영상조형, 영상광고, 애니메이션, 멀티미디어 콘텐츠 디자인, 영상광고, 온라인 프로모션 등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 최근 몇 년 동안 멈춰섰던 동덕의 시계가 미래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9일로 창학 100주년, 개교 60주년을 맞은 동덕여대는 새로운 100년을 향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동덕여대생들이 '동덕이 걸으면 길이 된다'는 학교 구호처럼 캠퍼스를 걷고 있다. /사진=김범석기자 |
동덕여대는 지난 2001년 11월 4년제 대학 최초로 공연문화의 중심지 대학로에 공연예술센터를 설립하고 방송연예과·모델과·실용음악과·무용과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김광민, 김동수 등 실전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을 교수로 초빙해 생생한 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방송인과 연기자 중에는 공연예술대학 출신들이 즐비하다.
영화배우 김아중을 비롯해 박경림, 박진희, 남상미, 이수경, 김민선, 공효진, 아이비, 박규리 등이 공연예술대학 방송연예과 출신이고 명세빈은 의상디자인과 출신 연예인이다. 실용음악과는 거미, 빅마마의 박민혜와 같은 실력파 가수들을 배출했고 모델과는 아시아 최초 포드 모델 강승현, 2009 미스코리아 미 이슬기, 2009 슈퍼모델 2위 곽지영 등을 배출하기도 했다.
1979년 개관한 인사동의 동덕아트갤러리는 동덕여대 캠퍼스다원화 정책의 첫 산물이다. 한국의 대표적 화랑가인 인사동에 자리하고 있는 동덕아트갤러리는 한국의 미술문화를 보급하고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미술의 경향과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전, 한국미술의 동향과 현실을 평가하는 기획전 등을 추진하며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덕아트갤러리는 예술인들 간의 상호교류를 위한 세미나, 예술아카데미 등을 기획·진행하는 등 사회적으로 공익을 주는 갤러리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전국 4년제 대학 최초로 개설된 큐레이터 학과의 경우 미술의 거리인 인사동에서 현장감 있는 실습을 하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김 총장은 "경쟁 대학들이 분교를 설립할 때 동덕여대는 도심 속의 작은 대학을 지향하며 특화캠퍼스를 추진했다"면서 "그동안 잠시 정체된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캠퍼스 다원화 정책의 정신을 다시 살려 현장 중심의 교육, 실용 중심의 교육으로 동덕 특유의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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