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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호텔 모스크바는 부지 매입부터 설계, 시공, 직원 교육 등 토종 호텔 브랜드의 노하우와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
이런 분위기에서 노브이 아르바트(New Arbat)는 그나마 활기가 도는 지역이다. 이곳 주변엔 러시아를 대표하는 붉은 광장, 크렘린 궁전, 볼쇼이 극장 등이 모여 있다.
‘해외 첫 체인호텔’이란 수식어를 단 롯데호텔 모스크바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문을 연 지역은 바로 롯데플라자 옆이다. 그간 위탁 경영 형태로 해외에 진출한 호텔은 몇 곳이 있지만 롯데호텔처럼 부지 마련부터 건물 신축까지 직접 손을 댄 곳은 없었다. 3년간 약 3500억원을 투자한 롯데호텔의 규모는 약 7117㎡(지상 10층, 지하 4층), 경영 슬로건은 ‘러시아 최초, 러시아 최고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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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롯데호텔 모스크바 오프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오른쪽)과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 |
■인근 롯데백화점도 성황 기대
13일 롯데호텔 모스크바 2층 대형 연회장에서 열린 오픈 기념행사에는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은 물론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 이윤호 주러한국대사, 롯데호텔 모스크바 현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롯데그룹의 ‘모스크바 프로젝트’ 1단계가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이라면 2단계는 롯데호텔모스크바”라면서 “백화점과 호텔 두 곳 모두 더 큰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의 축사는 단순한 격려가 아니다. 2007년 문을 연 뒤 줄곧 ‘매출 부진’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던 롯데플라자(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는 롯데호텔의 집객력이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플라자 영업담당 손용구씨는 “개점 이후 끊임없이 매장 개편을 추진하며 올해 610여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롯데호텔 덕에 롯데백화점이 잘된다는 평가를 받더라도 결과적으로 서로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식 서비스 접목
러시아에 입국하는 이들은 셰르메테보 국제 공항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지지부진한 입국심사로 악명 높은 이곳은 통상 70분, 길게는 3시간까지 기다려야 벗어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공산주의의 잔재가 남아있는 러시아는 곳곳에서 불친절함을 뿜어낸다. 공항 직원들조차 영어를 전혀 못하는 데다 표정은 무뚝뚝하고 태도는 고압적이다. 대개의 관광객이 생경함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이런 분위기 탓이다.
롯데호텔 모스크바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친절하고 섬세한 한국식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도입했다. 300여명의 현지 직원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철저한 교육을 받았고 인사법, 고객 응대, 전화 예정, 표정 등을 배웠다. 롯데호텔 모스크바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또 하나의 전혀 다른 러시아’가 있다고 느낄 정도다.
롯데호텔 송용덕 상무는 “각종 시설물과 인테리어는 러시아인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하되 서비스 마인드에는 한국 사람들의 ‘정(情)’을 도입했다”면서 “고객을 끊임없이 주시하고 요구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응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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