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은 “부양의무는 부모와 자녀라는 혈연관계에 기초해 마땅히 요청되는 것으로, 부모가 과거에 미성숙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다”며 세 자녀가 신씨에게 매월 80만원씩 지급하라고 결론냈다.
IMF 외환위기 무렵 퇴직한 최모씨(69)도 지병과 생활고가 지속되자 수년 전 존속학대 등으로 고소하기까지 했던 아들들에게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 고소까지 당했던 자식들은 당시 앙금으로 생활비를 주지 않았고 최씨도 법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법원은 최씨가 뇌병변 3급 판정을 받았고 별다른 소득이 없는 점 등을 감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막내아들이 매달 2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인들의 경제적 불안이 커지면서 법원에 자식들을 상대로 한 부양비 청구 신청을 내는 사건이 늘고 있다.
1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2000년 14건에 불과했던 부양료 청구 사건이 2004년 39건으로 늘더니 2007년에는 58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2009년 45건, 올해 1∼8월 36건이 접수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양료는 부부 중 경제력이 없는 한쪽이 배우자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고령의 부모가 자녀를 상대로 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부양비 심판은 청구서 제출로 간단하게 절차가 진행되고 비용이 저렴한데다 법적 요건 몇 가지만 충족하면 비교적 쉽게 수용된다는 점에서 생활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양료는 청구자가 자력으로 생계 유지가 어렵고 부양 의무자에게 경제 여력이 있는 경우 인정되며 액수는 양측의 사정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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