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3·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전기에 비해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년 동기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줄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기업들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실적이 유력시될 정도로 이익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업종과 종목에서 뛰어난 실적개선을 이뤄냈는지도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3·4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만큼 4·4분기에 대한 이익 모멘텀이 감소하는 타이밍을 잘 맞추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분기 실적 사상 최고
3일 증권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3조8177억원보다 1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3·4분기 실적 모멘텀을 이끌 업종은 뭘까.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을 봤을 때 일단 정보기술(IT)과 의료, 산업재, 필수소비재의 선전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의 평균치(10.3%)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에너지와 소재, 경기소비재의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는 무려 24.54%의 영업이익이 줄 것으로 예상됐고 철강이나 금속 등의 소재는 21.02%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소비재도 9.73%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위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0%가 넘는 종목은 하이닉스(494.8%)를 비롯해 대한항공(359.7%), 현대해상(178.5%), 금호석유(154.7%), SK(124%), 대림산업(91.5%), 한전KPS(67.9%), 엔씨소프트(66.6%), 삼성물산(66.5%), 미래에셋증권(64.1%), LG이노텍(63.1%), 삼성전자(63%), 기업은행(62.1%), 에스원(58.6%), GS(57.7%), 현대미포조선(55.1%) 등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모두투어, 하나투어, 국순당, 주성엔지니어링, 아이피에스, 루멘스, DMS, 에스에프에이, SBS콘텐츠허브, 서울반도체, 심텍 등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성장세 지속될까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에는 수출기업의 우호적인 원·달러 및 원·엔 환율과 낮은 금리 수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글로벌 경쟁력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풍부한 유동성과 더불어 양호한 기업들의 실적은 주식시장의 강한 상승 추세를 견인해 온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3·4분기를 지나서도 지속될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3·4분기를 정점으로 4·4분기에는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금융위기를 거치는 동안 원화약세와 품질경쟁력을 발판으로 빠르게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3·4분기를 정점으로 기업실적이 하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3·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약 11% 감소하면서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3·4분기 같은 강력한 이익증가율은 당분간 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shs@fnnews.com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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