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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무기’가 된 자원 둘러싼 각국의 총성없는 전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20 19:07

수정 2010.10.20 19:07

■자원전쟁(시바타 아키오 / 이레미디어)

지난달 일본 정부가 17일간 억류해왔던 중국인 선장을 석방한 데 대해 일본 국민은 분노했고 이로 인해 최근 중국과 일본 양국에서 반일, 반중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일본이 당초의 강경 대응에서 선회해 중국인 선장을 석방한데는 중국이 예상 외의 초강수로 일본을 압박했기 때문이며 그 중 하나가 희토류 금속의 대 일본 수출을 금지한다는 것이었다.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희토류는 하이브리드카, 미사일, 풍력 터빈 등 각종 첨단 제품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그동안 중국은 전 세계 공급량의 95%를 점해왔다. 최근 중국이 내년에 희토류 수출량을 30%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미국, 일본, 유럽 모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희토류뿐만 아니라 석유, 각종 광물 등 한정된 지구의 자원들을 둘러싸고 세계 각국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마루베니경제연구소의 시바타 아키오 소장은 최근 저술한 ‘자원전쟁’을 통해 오늘날 지구의 한정된 자원을 둘러싸고 자원 보유국과 소비국, 그리고 자원 보유국 서로간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지구의 자원은 결국 2030년 전후로 고갈 상태의 임계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고갈을 향해 치닫고 있는 자원 상태는 자원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1990년대까지 배럴당 20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2005년에는 심리적 한계선인 50달러를 돌파했고 2008년 7월에는 배럴당 14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후퇴로 자원 수요가 감소하고 투기 자금이 시장에서 퇴출됨으로써 그 해 12월 배럴당 32달러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각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원유 가격은 다시 배럴 당 80달러를 넘어섰고 국제에너지기구는 2030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원전쟁이 국익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센카쿠 열도 영토분쟁으로 중·일 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일본이 자국의 선장의 석방을 계속 늦추자 ‘희토류 금속’의 대 일본 수출을 금지한다는 강경책을 썼고 이것이 일본정부로부터 중국인 선장의 석방을 이끌어 냈다.

중요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 자원 가격이 단순히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이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자원은 한정돼 있는 데 중국과 인도 등 인구 대국이 본격적인 공업화를 추진하면서 전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8%대의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자원 확보에 혈안이 돼 국가 주도의 자원확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자원 공급량을 확보하고 자원 및 식량 등의 비축을 강화하며 내부적으로는 강도 높은 자원 및 에너지 절약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석유 소비대국인 중국은 원유 확보를 위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차관 제공 및 공동 투자 형태로 아프리카 개도국들로부터 원유 채굴권을 확보하는 한편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부터도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원유 이외에도 중국은 세계 철광석의 40%를 수입하고 있으며 동과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을 대량 소비함으로써 국제 자원 가격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저자는 이제 전 세계가 ‘저가(低價) 자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라는 두 가지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동안 익숙했던 저가 자원의 시대는 끝나고 이제 우리는 고가 자원의 시대에 순응해야만 한다. 따라서 원유 가격의 상승에 대해서도 태양광 발전 등 신 에너지의 개발을 통해 탈탄소사회라는 새로운 자원의 사회로 나아가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고가 자원 시대는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창의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산업이 탄생되는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최종옥 북코스모스대표 ceo@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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