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포항공과대)은 신소재공학과 오상호 교수(36)가 사파이어 나노선의 VLS(Vapor-Liquid-Solid) 성장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노선이 기존 학계의 예측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연구논문은 사이언스 21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트랜지스터, 메모리, 화학감지용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나노선은 제조 및 응용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는 것과는 달리 원자들이 나노선으로 성장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여러 실험적 제약으로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오 교수는 원자들의 이동경로를 나노선 성장조건에서 직접 관찰하기 위해 투과전자현미경 안에서 실제로 실험을 진행하는 ‘직접 관찰 투과전자현미경(in-situ TEM)’ 실험법을 사용해 사파이어 나노선을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VLS 방식으로 성장시키고 이 과정을 원자분해능으로 관찰했다.
▲ 나노선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단계를 보여주는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오상호 교수가 규명하기 전까지는 원자들이 나노선으로 성장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여러 실험적 제약으로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
그 결과 액체 전체에서 고체가 결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기체와 액체, 고체가 만나는 삼중점에서 성장과 용해 반응이 반복되고 이 과정에서 성장 중인 사파이어 나노선에 산소가 순차적으로 공급되며 결정화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 반응은 수 나노미터 영역에서 단 1초의 주기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원자분해능으로 실시간 관찰하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이론적으로도 예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성장 경로라고 오 교수는 설명했다.
오 교수는 “부분적으로 성장과 용해를 반복하는 반응을 거쳐 산소가 나노선의 성장 결정면으로 공급된다는 것은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의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사파이어를 이용했다는 한계가 있으나 반도체에 흔히 사용되는 실리콘 나노선 등의 성장 메커니즘 규명에 단초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VLS(Vapor-Liquid-Solid)=나노선 성장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액체와 기체를 만나게 해 자연적으로 고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나노선을 성장시키며 주로 고온에서 이뤄진다.
■직접 관찰 투과전자현미경 방식=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실제 실험을 진행하며 원자 움직임, 미세구조의 변화, 물리적 특성 등을 관찰 또는 측정하는 방법으로 나노연구의 활성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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