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오화자씨,딸 박수정씨 찾아..아이 아버지는 한때 택시기사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1.14 16:58

수정 2010.11.14 16:58

오화자씨(53·여·사진)가 생후 7개월쯤에 헤어진 딸 박수정을 찾고 있다. 추정되는 박수정씨의 나이는 33세다.

오씨는 “당시 동거인 박성용씨와는 혼인신고를 올리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딸 수정이를 ‘박수정’이라는 이름으로 호적에 올렸는지, 나이도 1977년생으로 올렸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씨는 수정씨의 아버지 박씨를 서울 사당동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만났다. 당시 단골손님이었던 박씨 셋째누나가 다리를 놓은 것. 박씨는 제대한 후 특별한 직업이 없었고 오씨 또한 미용실을 옮겨다니며 기술을 배우는 처지였기 때문에 결혼식은 차후로 미뤘었다.

오씨는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서 박씨의 둘째누나와 함께 살면서 딸 수정이를 출산했다. 그 후 성남 태평동에 있는 수진초등학교 앞 1층 건물 반지하로 이사를 했다. 오씨는 이곳에서 살며 ‘폐결핵’에 걸렸다고. “동거인 박성용의 술주정과 폭력을 견디며 병을 치료하는 것은 감당이 안됐다.
7개월밖에 안된 어린 수정이에게 전염이 될까 걱정도 됐다.”

폐결핵은 6개월 정도 꾸준히 쉬면서 치료해야 고칠 수 있는 병이다. 병을 고치기 전에는 미용실 일도 할 수 없게 된 오씨는 “병이 낫고, 미용사 시험에 합격한 후 수정이를 찾으러 오겠다’는 결심을 하고 집을 나왔다.
하지만 그 헤어짐이 이토록 길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수정이를 찾기 시작했다는 오씨는 예전에 살던 집에도 찾아가 봤고, 박성용씨를 찾기 위해 성남에 있는 택시회사들도 몇 군데 찾아가 봤지만 헛수고였다.


“예전에 살던 집주인은 박씨의 소식을 알고 있는 눈치였어요. 제가 사정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빚을 받으러 온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화를 내며 내치더군요. 택시회사에서는 박성용이라는 이름을 입력해서 조회해 봤지만 나오지 않았어요.”

20여년간 택시운전을 했기 때문에 성남 쪽 택시운전기사들은 혹시 ‘박성용’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일부러 택시를 타고 사정을 이야기해 오던 중 드디어 소식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고. “택시 운전을 그만두고 학원차를 운전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연락처는 모른다고 하고요.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어요. 택시회사에서 조회가 안돼서 ‘혹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서 잘못된 것은 아닌가? 그럼 우리 수정이는 어떻게 되었을까’하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었거든요.”

이렇게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안 잡혀 더욱 딸 수정이가 보고싶고 걱정스러워서 애가 탄다는 오화자씨.

“수정이라는 이름은 남한산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작명하는 할아버지에게 지은 이름이에요. 수정처럼 맑고 예쁘게 자라라고 지어준 이름인데. 미안한 생각과 간절히 보고싶은 마음밖에 없습니다.”

/moon@fnnews.com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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