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특별기고] 고령농민 농지연금 자녀들이 가입 권유 나서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1.23 17:00

수정 2010.11.23 17:00

우리 농어촌의 고령화는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09년 통계청의 농업조사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농가 인구 비율은 전국 평균인 10.6%보다 23.6%나 높은 34.2%로 농촌은 이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인구의 고령화는 많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중 하나가 고령인구의 빈곤화다. 우리나라 65세 인구의 절반이 빈곤층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가 넘으며 이에 따른 노인자살률도 가장 높다고 한다.


사실 이들 세대는 어린 시절을 전쟁의 폐허속에서 보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는 우리나라가 개도국에서 선진국 수준의 발전을 일구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이들이다. 그러나 그렇게 바쁘게 살아오는 동안 노후에 대한 대비는 충분하지 못했다. 사회제도가 이들을 보호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해야 하지만 고령화라는 사회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했다.

특히 고령농가는 호당 평균 영농 규모가 0.8㏊인 소규모 경영으로 농업생산성이 취약하다. 연간 농축산물의 판매 수익 역시 고령농가의 77.5%가 1000만원 이하로 농업소득만으로는 노후생활이 불안정한 실정이다. 또한 고령 농민의 46%가 국민연금이나 주택연금 등의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다행히 정부는 고령 농민의 복지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부터 농지연금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농지연금은 고령 농민이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매월 일정 금액을 평생 지급 받는 제도다.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 받는 농촌형 역모기지론인 셈이다. 내년에는 당장 500개 농가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다.

농지연금은 소득원이 충분하지 않은 고령 농민이 농지자산을 유동화해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자신이 가진 자산으로 여생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지 등 토지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유산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모처럼 마련한 농지연금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젊은 자녀의 의사가 중요하다.
자녀가 부모에게 충분한 용돈과 부양을 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부모가 안정적인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농지연금 가입을 권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농어촌공사 홍문표 사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