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설탕값을 올릴 경우 설탕을 공급하는 삼양사, 대한제당도 잇따라 인상을 결정할 전망이다. 제당업계는 지난 8월 설탕값을 8%대 인상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2일 “당초 두자릿수 인상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했지만 물가 안정 정책과 맞물려 우선 한자릿수 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원당값 상승에도 이를 설탕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올 상반기에만 수 백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원당 가격은 지난 6월에 29년 만에 최고치인 1파운드(약 0.45㎏)에 30센트를 기록했고, 최근엔 이를 넘어선 31∼32센트를 오가고 있다.
제일제당 측은 호주 홍수 등 이상 기후로 원당 가격이 내년에도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추가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설탕값 인상으로 설탕을 주 원료로 쓰는 제과·제빵·음료업체 등도 제품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설탕값 인상에 따라 곧바로 제과·제빵 가격을 올릴 경우 ‘인상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탕값이 10% 오르더라도 제과·제빵 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1% 미만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산업연간표에 따르면 제과·제방, 음료, 커피에 들어가는 설탕 비율은 각각 6.3%, 2.5%, 4%다. 모두 1000원 짜리 제품이라고 가정할 경우 설탕이 차지하는 가격은 6.3원, 2.5원, 4원 수준으로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이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설탕가격을 올리면 제과·제빵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설탕값 인상으로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제과·제빵업체들도 합리적인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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