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2010 유통업계 결산] ③ 뷰티업계 트렌드 어떻게 진화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30 18:20

수정 2010.12.30 18:20

올 한 해 뷰티시장은 패션업계와 화장품업계가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패션업계는 해외 제조·유통 일괄 브랜드(SPA)들의 진출로 토종 브랜드가 몰락했다. 반대로 화장품업계는 토종 브랜드들이 약진했다.

■토종 몰락에도 1조클럽 가입 늘어

올 한 해 국내 패션계는 자라, 유니클로, H&M, 망고 등 해외 SPA의 격전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2월 명동에 문을 연 H&M은 △일평균 1만명 방문 △오픈 직후 3개월간 145억원 매출 등의 기록을 경신했다.

유니클로는 국내 매출 2500억원을 넘어섰으며 자라를 소유한 인디텍스 그룹은 또 다른 SPA 마시모 두띠를 서울 강남역과 신사동 가로수길에 출점시켰다.

반면 지난 4월 토종 잡화브랜드 쌈지가 부도를 맞은 데 이어 7월에는 33년 전통의 국산 의류브랜드 톰보이까지 무너지며 국내 패션계엔 위기감이 고조됐다.

토종의 몰락이 이어진 가운데서도 1조클럽 가입 기업은 늘었다.
이랜드와 제일모직이 각각 2005년과 2006년 1조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올해엔 LG패션과 코오롱 패션부문도 국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빈폴이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이어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역시 5000억원 고지를 넘었다.

■편집숍과 스마트폰 마케팅 열풍

과거 개인사업자들의 무대였던 패션 편집숍이 백화점에 입점하면서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프리미엄 편집매장 ‘진스퀘어’는 전년 대비 20%, 남성 토털 편집숍 ‘팝 에디션 바이 란스미어’도 평균 매출의 130% 이상을 팔았다. 신세계백화점의 데님 전문 편집숍 블루핏 역시 전년보다 36% 성장했으며 제일모직의 남성 전용 편집숍 ‘블리커’는 내년 여성라인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패션계와 화장품업계 역시 앞다퉈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은 화보, 위치 정보, 할인쿠폰 등 정보 제공 외에도 고객들과의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코오롱 패션부문의 여성 캐주얼브랜드 쿠아가 시도한 ‘액트버타이징(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광고)’이 대표적인 사례다.이 광고는 피겨선수 김연아가 고객들에게 전화를 해 ‘어떤 옷을 입을지’ 물은 뒤 고객이 선택한 의류를 착용한 사진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앱 ‘헤라, Find Your Color’는 자신과 어울리는 립컬러를 찾아주며, 랑콤은 색조화장품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앱을 선보였다. SK-Ⅱ는 자신의 사진을 찍은 후 현재의 피부 상태와 피부 상태가 변화됐을 때의 이미지를 비교해주는 앱으로 피부관리를 가능케 해준다.

■화장품 업계 브랜드숍 전쟁

화장품업계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업계 1, 2위 기업의 약진이 눈에 띈 가운데 생활가전 기업 웅진코웨이, 알앤엘바이오, 토자이홀딩스 등 바이오 기업들의 신규 진출 및 시장 확대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브랜드숍의 경우 ‘더샘’이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으며 롯데청량리프라자에는 19개 화장품 브랜드숍이 동반 입주, 한자리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전체 화장품 시장 7조9000억원에서 과반인 4조5000억원가량을 점유, 화장품업계를 주도했다. 내년 화장품 시장 규모는 8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특히 브랜드숍 규모가 2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한 해 화장품업계의 화두는 복합기능성 제품과 줄기세포를 활용한 제품들이었다. 탄소인증을 받은 친환경 제품들도 주목을 받았다. 천연성분과 이색 성분의 제품도 봇물을 이뤘다. LG생활건강의 줄기세포가 함유된 셀파워넘버원에센스는 출시 넉 달 만에 누적판매량이 15만개에 달했다. 이는 12초에 1개씩 판매된 셈이다. 애경의 뱀독크림 ‘씨네이크’와 아모레퍼시픽의 콩 발효 화장품 ‘효시아’ 등 이색 재료를 활용한 제품의 출시도 늘었다.

피부처럼 모발도 스킨케어와 같은 맥락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강조되면서 건강한 두피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들이 선호됐다.
아모레퍼시픽의 ‘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성장해 한방·탈모 샴푸 시장 점유율 51%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브랜드숍에서는 한방 화장품의 인기가 거셌다.
미샤의 ‘금설’, 더페이스샵의 명한미인도 시리즈 등이 대표상품이다.

/yhh1209@fnnews.com유현희 박하나기자

■사진설명=SPA브랜드 H&M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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