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곳은 우리금융을 비롯해 메리츠그룹, 교보생명,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 부국증권 등이다. 우선 우리금융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덩치를 고려하면 적어도 3조원 이상의 저축은행이 인수대상이 될 것"이라며 "대표적인 지역 거점 저축은행을 2곳 이상 인수한 뒤 본사를 통폐합하고 지점 등을 추가로 개설하면 전국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데 저축은행의 경우 예대마진이 5%가 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내비쳤다.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중 저축은행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필요한 지역엔 지점을 추가 개설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을 뛰어넘는 저축은행이 나올지 관심이다.
또 메리츠그룹의 경우 지난해 원명수 부회장이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메리츠그룹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만으로 구성돼 있어 수신기능이 있는 저축은행에 관심이 많다. 아울러 얼마 전 일본계 자금인 오릭스가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러시앤캐시도 국내 저축은행 인수를 목표로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 대부업계 순위 3위인 웰컴크레디트라인과 리드코프를 비롯해 2∼3개 대부업체도 저축은행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 방향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감독당국은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건전성 감독기준을 강화하는 대신 취급업무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저축은행 감독 차등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는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대형 저축은행 탄생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골자는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기준을 강화하는 대신 영업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자산규모가 일정액 이상(2조원 이상) 되는 대형 저축은행에 한해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비율 50% △점포설치 규제 완화 △영업활성화 차원에서 신탁, 수익증권 판매, 외국환 등 취급업무 확대 △유가증권 투자한도 확대 등 자금 운용규제를 완화해 준다는 것이다. 그 대신 적기시정조치 대상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자산건전성 부문과 정기검사 및 대주주 자격 요건 등 감독기준이 지방은행 수준으로 강화된다. 이는 지난 2009년 논의됐던 저축은행 지방은행화 방안과 비슷하다.
당시 저축은행들이 "지방은행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금융감독 당국은 "저축은행들이 규제 수준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거부한 바 있다. 저축은행의 자산포트폴리오가 변동성이 큰 부동산에 묶여 있고, 지방은행처럼 여신을 지방기업에 할당하지 않을뿐더러 기업과 개인에 대한 철저한 신용평가(CSS)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toadk@fnnews.com김주형 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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