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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로 얼룩진 ‘새터’ 이제는 그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2.15 17:12

수정 2011.02.15 17:12

대학가의 신입생 환영회 및 새터(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해마다 불거지는 음주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본부와 학생회가 발 벗고 나섰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과거 과음·폭력·성추행 등으로 얼룩졌던 새내기 맞이 행사를 본래의 취지에 맞게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선배라는 명목 아래 빚어진 비뚤어진 음주 관행을 철폐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띈다.

중앙대는 음주 위주로 진행되던 새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박3일로 진행됐던 일정을 지난해부터 간소화했다. 신입생들은 단과대별로 정해진 날짜에 강당에 모여 학교생활 적응에 필요한 필수정보만 듣고 학과별로 자체 모임을 가진 뒤 가벼운 뒤풀이로 새터를 대신한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5)는 “새터에서 처음으로 술을 마시는 신입생들도 많은데 기존의 새터 관행에서는 음주로 인해 빚어지는 문제들을 피해가기 어렵다”며 “요즘에는 신입생뿐 아니라 새로운 새터 문화를 환영하는 재학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서강대에는 새내기 행사에 ‘음주 강권 불가’란 전통이 있다.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음주를 강요해선 안 되고 술을 기피하는 후배가 있으면 선배가 후배의 술잔을 대신 비워주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특히 여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문대와 사회대에선 이 관행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

서강대 인문학부에 입학한 2011학번 새내기 김모씨(20)는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서 술을 강제로 먹여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해 처음에는 환영회 자리에 참석하는 걸 망설였다”면서 “하지만 막상 환영회에 참석하니 음주 문화도 건전했고 선배들이 자리에 참석한 후배들을 잘 배려해줘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양대 사회대 신문방송학과 새터기획단장 전여진씨(21)는 새터 행사에서 점차 달라지고 있는 음주문화를 설명했다.

전씨는 “음주는 새내기와 기존 선배들 사이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수단이지 음주 자체가 새내기 행사에서 주가 돼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새내기 배움터에서도 술을 마실 경우에는 무리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 준비를 주로 2학년 학생들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음주문화 개선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안모씨(28)는 고학번 선배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매년 음주로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학내에서 음주문화 개선 노력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고학번 선배들이 자리에 있는 경우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통도 좋지만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신입생 행사는 전적으로 새내기들을 위한 자리가 돼야 마땅하다”며 “재학생 선배들이 이를 고려해 새내기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려 노력한다면 잘못된 새내기 맞이 문화의 관행들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skypark@fnnews.com박상현 대학생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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