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강 위원장은 우리, 신한, 하나금융 등 3곳의 금융지주 회장 후보 리스트에 유력하게 이름을 올렸으나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회장 후보 지원자 명단엔 그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다. 오는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남아 있지만 김승유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어서 역시 강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질 이유가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강 위원장이 산은지주 회장 자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비등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면서 산은 민영화를 금융개혁의 상징으로 내걸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또 금융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금융과 경제 전반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강 위원장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도 추대 형식으로 요청이 있으면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도 지난달 기자단과의 산행에서 "임기가 6월 10일까지지만 훌륭한 분이 오신다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산은지주 회장 선임은 민간 금융지주사와 같은 인선 절차를 밟지 않아도 돼 강 위원장의 부임 여부는 순전히 그의 의중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일부에선 그동안 산업은행장에 차관급 인사가 임명됐기 때문에 장관급이 가기에는 격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재 회장이 행장까지 겸임하고 있는 것을 분리해 강 위원장이 회장을 맡고 행장에게 실무를 맡기면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 위원장을 제외할 경우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차선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선 강 위원장이 산은지주 회장으로 갈 경우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가능성이 높고 임 차관 등 다른 사람이 갈 경우엔 지금과 같이 회장이 행장까지 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임 차관의 행보는 금융당국 내 후속인사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찮아 관심을 끈다. 당초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감독원장으로 승진하면 그 자리에 신재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망돼 왔다. 그러나 임 차관이 산은지주 회장으로 가면 신 차관보가 1차관으로 승진하고 금융위 부위원장 자리에는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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