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감독원이 17일부터 부산계열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당국의 적기 시정조치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저축은행 계열, 인출사태 악화일로
부산저축은행은 단순히 BIS비율만으로 본다면 영업정지 대상이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5.13%로 적기 시정조치 기준인 5% 미만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산(3조7434억원)보다 부채(3조7651억원)가 많아 자본잠식(△261억원) 상태다. 특히 매도가능증권 등 유동성이 7137억원인데 비해 예수금이 3조4452억원에 달해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하루에 1000억원대의 예금인출이 일어나면서 위기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이미 396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였다. 나머지 부산계열 저축은행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2저축은행은 125억원의 자본잠식 상태다. 총대출 1조7886억원 중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1조2497억원(70%)을 차지해 언제든지 부실이 심각해질 수 있다. 매도가능증권 등 유동성을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조원 가까이 확보했지만 최근 1개월 새 유동성이 6000억원 정도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뱅크런이 이어지면 영업정지 조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주저축은행은 자본잠식 상태까지 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추정치로 자산 5600억원에 총대출이 48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PF 대출은 1500억원으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단기매도증권 등 유동성이 500억원에 불과한 게 문제다. 예수금이 5300억원대에 달해 뱅크런이 일어날 경우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1조5612억원이었던 자산이 지난해 연말 8400억원대로 줄어든 가운데 총대출 3600억원 중 절반 가까이가 부동산PF 대출인 것으로 전해졌다. 순자산 규모 176억원에다 BIS비율이 3.6%다. 금감원의 경영개선 권고로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부산계열을 중심으로 한 뱅크런이 촉발될 경우를 대비하기엔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은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이달 안에 매각작업을 매듭짓겠는다는 방침을 금융당국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해도 1000억원이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BIS비율 5% 미만 지켜볼 것"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추가 영업정지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도 검사결과에 따른 구조조정 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BIS비율 5% 미만 저축은행 중 우리, 새누리저축은행 등 2013년 6월 말까지 적기 시정조치를 유예받은 곳과 예쓰저축은행처럼 예보의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금융당국이 권고한 경영정상화 노력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보해저축은행과 도민저축은행은 지난해 연말 금감원의 검사로 BIS비율이 5% 미만으로 추락했다. 특히 보해저축은행은 최근 몇 년간 대학생 학자금대출로 외형성장을 해왔지만 대출 부실이 심각해지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금감원은 보해저축은행의 검사과정 중 신용대출 부실을 막기 위한 불법조치를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해저축은행은 예수금이 1조원대에 육박하지만 단기에 마련할 수 있는 유동성이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지난 8일 대주주 증자를 통해 320억원의 자본을 유치했지만 외부자본을 추가로 유치해야만 뱅크런 사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도민저축은행도 단기에 마련할 수 있는 유동성이 예수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주주가 증자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들 저축은행의 경영개선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추가 제재조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연말 검사를 진행한 만큼 경영악화가 지속된다면 유동성 확보 여부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반기 중에는 유동성 미확보 등에 따른 경영악화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6월 말 결산이 끝난 이후 BIS비율 등락과 유동성 확보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김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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