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중심 정통제조업
지난 1949년 창립한 영풍은 한국전쟁 기간에도 살아남은 저력 있는 62개 회사 중 하나다.
관련업계 및 신용평가사 등에 따르면 영풍그룹은 고 장병희 명예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이 공동창업한 뒤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차남)과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장남)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쳐 공동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은 주력 계열사인 영풍과 고려아연으로 대략 양분된다. 영풍은 현재 장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 고려아연은 최창걸 회장의 둘째 동생 최창근 대표이사 회장이 맡고 있다.
앞서 영풍은 1960년대 아연광석을 수출했고 1970년에 아연괴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아연제련소를 준공함으로써 비철금속 제련업에 진출했다. 이어 1974년 경남 온산에 자매사인 고려아연을 설립, 온산 아연제련소를 완공해 국내 아연시장의 공급을 거의 독점했다.
그후 아연제련 규모는 영풍이 31만여t, 고려아연이 45만여t의 생산설비를 갖췄다. 또 지난 2000년 준공된 호주 아연제련소의 23만t까지 합치면 세계 아연시장 수요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1996년에는 경기도 안성에 충전용 건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해 충전용 알카라인 건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또 최근 몇 년간 전자업체를 잇따라 인수, 코리아써키트·인터플렉스·시그네틱스 등 3개사를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지난해부터는 5개 전자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영풍’의 영문약자를 상징하는 이미지통일화(CI)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룹의 ‘기대주’ 전자업종 계열사
영풍그룹의 전자계열사는 주력인 비철금속 제련과 함께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영풍전자와 인터플렉스를 합친 그룹의 올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매출액이 전 세계 2위로 도약한 것.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매출 3627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을 올리며 2004년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에는 수출이 본격 개시되면서 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코리아써키트의 전망도 밝다. 이 회사는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와 애플 아이패드에 PCB를 공급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작년 매출 2142억원에 이어 올해는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후공정회사인 시그네틱스의 강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에도 해외거래처를 확보, 해외매출 비중이 35∼40%에 달한다는 점이다.
시그네틱스 주요 고객사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다. 다음으로 미국 통신용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이 시그네틱스 전체 매출 중 10% 이상을 차지한다. 3위는 하이닉스로 10%가 채 안된다. 그 뒤를 이어 오디언스, 맥심, 아테로스 등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다. 시그네틱스는 향후 국내외 매출 비중을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그네틱스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2600억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5000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시그네틱스는 특히 미국 IBM왓슨연구소 등 국내외에서 30년 동안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만 근무한 김정일 박사가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win5858@fnnews.com김성원기자
■사진설명=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 기술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시재료를 점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