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Golf is Life] ‘샷은 천천히,걸음은 빨리’ 배려는 기본

이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14 16:24

수정 2014.11.07 00:48

골프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기본이 중요한 운동이 아닐까. 특히 골프는 18홀을 도는 동안 생기는 갖가지 사연만큼이나 동반자를 배려하며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 많은 스포츠다. 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앞둔 지금 알면서도 안 지키는 또는 몰라서 못 지키는 에티켓을 꼽아 봤다. 올 시즌 필드에서 인기 만점인 동반자로 환영받으려면 꼭 숙지하시길.

■"늑장 플레이어 싫어요"

아마추어 골퍼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바로 늑장 플레이. 볼을 마주하고 서서 마치 기도하듯 한참 동안 정신을 집중한다거나 연습 스윙을 남발하는 행동 또 왜글(Waggle·어드레스 상태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클럽을 앞뒤로 움직이는 행동)을 수십차례 하는 것은 굿샷을 만들 확률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매너 없는 동반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사용할 클럽을 미리 정한 다음 연습 스윙을 2∼3번 한 뒤 플레이를 하는 것이 일관된 샷을 만드는 한편 동반자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골퍼가 되는 길일 것이다. 이는 페어웨이에서나 그린에서도 마찬가지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미스 샷을 하고도 천하태평으로 페어웨이를 유유히 걸어가는 동반자를 종종 보게 된다. '샷은 천천히, 걸음은 빨리'는 라운드 진행의 기본 에티켓이다. 자신의 볼이 떨어진 곳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가 동반자들의 샷이 모두 끝나면 신속하게 그 곳으로 가서 다음 샷을 준비하는 것은 동반자나 뒤팀을 배려한 기본 에티켓이다.


이는 분실구를 냈을 때도 마찬가지. 좋지 않은 샷이 나와 분실의 염려가 있을 때는 미리 잠정구를 치고 첫 번째 샷을 보낸 쪽으로 이동한 뒤 5분 이내에 볼을 발견하지 못했을 때는 과감히 분실구 처리를 해야 한다. 분실구 처리로 받은 1벌타는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지만 늑장 골퍼로 낙인 찍혔을 때 받게 되는 '에티켓 벌타'는 골프를 하는 한 떨쳐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심 불량 골퍼가 되지 맙시다"

심판이 없는 골프 경기에서 골퍼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스코어 자진신고'가 아닐까.

홀 아웃을 한 뒤 언성을 높이는 팀의 대화를 들어보면 동반자의 타수에 관한 논쟁이 대부분이다. '아웃오브바운스(OB) 낸 걸 왜 보태지 않느냐'는 사연부터 '저 쪽에서 두번 철퍼덕거리는 걸 봤는데 속이려 드느냐'며 추궁하는 모습까지 마치 금방이라도 싸움으로 갈 듯한 분위기다.

아무도 못 봤을 것 같고 설령 본 사람이 없다고 해서 뒤땅이나 토핑을 낸 것을 숨기는 것은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결국 동반자에게도 좋지 않은 평가를 듣는 길이 된다. 반대로 솔직히 말한다면 당장은 손해를 볼 것 같지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스코어를 제대로 밝히거나 속이는 일은 순간의 선택이지만 그 결과는 '매너 골퍼'와 '다시 만나지 말아야 할 골퍼'로 달라진다는 점을 명심하길.

골프는 핸디캡이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솔직히 알리고 페어 플레이를 하는 자진 신고 정신도 필요하다. 자신의 실력만큼 핸디캡을 인정받고 그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기에서도 이기고 평판 좋은 골퍼가 되는 최선의 길이다. 공연히 핸디캡을 속였다가는 양심에 찔려 스코어를 망치고 인간성까지 의심받기 십상이다.

■시끄러운 당신은 무매너 종결자

한 손으론 전화기를 귀에 받치고 다른 한 손에는 클럽을 든 채로 볼이 위치한 지점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낮선 풍경이 아니다. 벨이 울리면 당장이라도 어드레스를 풀고서 자신의 휴대폰이 있는 전동 카트를 향해 달려가는 골퍼는 동반자들의 맥이 탁 풀리도록 만들 뿐 아니라 뒤따라오는 팀을 짜증나게 한다. 필드에 나갈 때는 진동 모드로 휴대폰을 바꿔 놓는 것은 기본. 부득이하게 휴대폰이 필요할 때는 동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라운드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코스 내에서는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작은 소리라도 멀리까지 퍼져 나간다. 시끄러운 골퍼들은 고의건 아니건 간에 다른 플레이어들을 '김 새게'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간혹 샷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도 큰 소리로 '굿샷'을 외치는 황당한 동반자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보지도 않고 굿샷을 외치는 경우엔 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한다.
서로의 플레이를 봐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날아가는 볼에 맞을지 모르는 사고를 미리 막는 길이기도 하다. 동반자의 플레이에 주의를 기울이면 동반자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 라운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관계도 돈독하게 만들 수 있음을 기억하길.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