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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을 가다] (1)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15 17:10

수정 2014.11.07 00:41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은 구역 단위의 소규모 개발 위주였던 도시재정비사업을 광역단위로 묶어 주거는 물론 기반, 편의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했고 제도 도입 초기인 3∼4년 전만 해도 뉴타운 지정은 말 그대로 최대의 개발 호재로 작용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민 갈등과 제도적인 허점 등이 돌출하면서 곳곳에서 사업이 꼬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주요 뉴타운 사업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추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뉴타운을 가다'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성수1가동 일대 53만399㎡의 성수전략정비구역(성수뉴타운)은 재개발과 관련된 플래카드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왕복 2차로를 따라 노선버스와 택시, 트럭 등이 뒤엉켜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재정비가 시급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서울시가 공공관리제도 첫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이곳에 대해 지난달 17일 정비구역 지정안을 발표하면서 재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일부 구역에서는 조합원 추가분담금을 놓고 재개발추진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어 사업 추진이 순탄치만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4구역 등 연내 조합 설립 목표”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성수뉴타운에는 최고 50층(150m), 평균 30층 높이 초고층 아파트 8000여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구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종 일반주거지역을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고 용적률은 기부채납 등에 따라 평균 283%까지 적용하토록 했다. 여기에 소형 주택을 추가로 건립할 경우 기준용적률을 20% 올릴 수 있도록 해 평균 314%까지 적용 가능토록 했다.

성수뉴타운 1∼4구역 가운데 사업이 가장 원활하게 진행되는 곳은 조합원이 800명 정도로 규모가 가장 작은 4구역이다. 4구역의 김성락 추진위원장은 “이달 안에 사업계획안을 만들어 개략적인 주민분담금 규모를 산정한 뒤 오는 4월부터 주민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라며 “이르면 8∼9월쯤 조합을 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합원 수(약 1400명) 등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1구역도 4월부터 동의서 징구에 들어가 연내에 조합 설립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 사업인가와 관리처분을 받고 오는 2013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구역 추진위의 황상현 총무위원은 “1구역은 상대적으로 일반분양이 많아 4개 지구 가운데 사업성이 제일 좋다”면서 “앞으로 7∼8년 뒤에는 ‘명품 신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주민이 추가 분담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이해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변북로 지하화 비용(562억원)을 비롯한 기부채납은 직접적인 조합원의 부담이 아니라 사업성에서 떼어놓는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부담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황 총무위원은 “서울시는 사업 속도가 빠른 2개 구역을 먼저 진행시켜 전체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라며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1·4구역이 선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2·3구역은 추진위와 비대위 간 갈등과 송사 등이 겹쳐 사업 진행이 더디다.

다만 추가분담금을 놓고 비대위 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1구역 비대위 관계자는 “강변북로 지하화 비용에 공원·도로를 위한 부지대금(약 3022억원) 등을 합치면 1지구의 추가 분담금은 1인당 2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서울시 등에서 부담하거나 현재 278.85% 수준인 기준용적률을 40∼50% 정도 더 높여주지 않으면 사업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변경안을 제시할 예정인데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전략정비구역 철회를 추진할 것”이라며 “많은 주민이 이미 철회에 동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가분담금이 최대 변수

재개발추진위 관계자들은 성수뉴타운이 공공관리제도 시범지구여서 사업 속도나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비용 측면에서 사무실 운영비나 인건비 이외에 들어간 돈이 별로 없어 기존 재개발의 10분의 1 정도밖에 쓰지 않았다”며 비리의 온상으로 지탄을 받았던 재개발 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애로사항도 나타나고 있다. 4구역의 김 위원장은 “시공사 선정 이전에 전문가도 없이 주민분담금을 산정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작업”이라며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분담금이 늘어날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의 정비구역 지정 고시안 발표 이후 이 일대의 지분시세는 33㎡ 기준 5억원선으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폭 하락했다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시 회복됐지만 조합 설립 등 재개발 사업 추진 여부가 아직 불투명해 지분시장은 소강상태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지 성수공인 김성제 대표는 “평지에다 강변북로에 접해 있고 주변에 서울숲과 한강 조망권이 확보된 것을 감안하면 서울시내에 이 만한 곳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며 “재개발사업 추진 속도가 향후 부동산 가격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blue73@fnnews.com윤경현 박지영기자

■사진설명=서울 뉴타운 중 공공관리제 시범지구인 성동구 성수동 일대 성수 전략정비구역은 4개 구역 중 2곳이 연내 조합설립을 목표로 주민동의 절차를 준비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노후 단독주택이 밀집한 성수1가동 일대. /사진=김범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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