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업소，화재보험 의무 가입 추진..왜？

#1. 지난 2009년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는 1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하는 피해를 냈다. 특히 일본 관광객 10명이 희생자에 포함돼 한국과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화재 원인은 유탄 파편에 의한 실화. 하지만 사업주가 피해를 보상해 줄 길이 막막해 결국 국가 차원에서 보상이 이뤄졌다. 앞서 1999년 23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화성 씨랜드 참사 때는 약 56억400만원의 보상액을 화성시와 경기도가 지급했다. 같은 해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로 56명의 사망자와 8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도 인천시가 사망자에겐 1억8000만원, 부상자에겐 4000만씩 보상했다.

보험 사각지대로 일컬어지는 다중이용업소의 의무보험 가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중이용업소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노래방·주점·식당 등 유동인구가 많은 업소를 뜻한다.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하면 생명이나 신체·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그러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는 업소가 적어 피해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대형 사고 때마다 국가가 피해자 보상에 나서면서 국민 부담으로 귀결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다중이용업소는 화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국회 정성수(무소속) 의원은 22종의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다중법') 개정안을 국회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해 놓고 있는 상태다.

4월 임시국회 때 논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행정안정위원회(이하 행안위) 전체회의에도 미상정된 상태라 실제로 4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지는 미지수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 관계자는 "중소 규모의 다중이용시설에 화재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가 크지만 피해보상대책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의무보험제도가 사행되면 사전적인 예방이 가능한데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도 다중시설에 대한 '위험'이 큰 만큼 보험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안실련이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한 설문결과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음식점·주점·노래방 등 다중이용업소의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고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특히 95.4%의 국민은 다중이용업소에서 화재 등 사고발생 시 적절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업주에게 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발생 시 보상과 관련해 응답자의 82.3%는 '충분히 보상받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으며 61.8%는 '사고 원인 제공자가 아닌 정부나 지자체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보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화재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시설에 대해선 68.8%가 "음식점·주점·노래방·PC방 등 다중이용업소"라고 답변했다.

이어 재래시장(15.3%), 아파트(6.9%) 등으로 나타났다.

/[e-mail]김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