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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유력 후계자, 내부거래 의혹으로 사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01 03:55

수정 2014.11.06 23:03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된 3명 가운데 한명인 데이비드 소콜이 내부자거래 의혹 속에 사임했다고 CNN머니, 월스트리트 저널(WSJ)지 등 주요 외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홀딩스 회장 겸 제트기 임대업체 네트제츠 최고경영자(CEO)인 소콜은 버크셔가 지난 1월 화학업체 루브리졸을 인수하기 전에 루브리졸 주식을 대량 매입해 큰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콜은 지난해 가을부터 시티그룹에 버크셔의 인수합병(M&A) 대상 업체 물색을 요청했고, 시티그룹이 선정한 기업 가운데 하나인 루브리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콜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올 1월까지 시티그룹 관계자, 루브리졸 CEO인 제임스 햄브릭 등을 만나 M&A를 논의했고 버핏은 3월 루브리졸 인수를 발표했다.

소콜은 지난해 12월 14일 루브리졸 주식 2300주를 샀다가 같은달 21일 이를 매각했고, 올 1월 5일, 6일, 7일 사흘간 주당 상한가 104달러에 10만주 매수주문을 내 9만6060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소콜이 처음에는 루브리졸 인수에 "회의적"이었으나 지난 1월 인수를 강력히 권했고, 3월 14일 97억달러에 루브리졸 인수를 발표하고 난 뒤에야 그가 루브리졸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버핏은 보도자료에서 "소콜의 주식 매입은 나와 루브리졸 인수를 상의하기 전으로 내가 그의 의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콜도, 나도 그의 루브리졸 주식 인수가 전혀 불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는 자신의 사임이 이에따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소콜은 CNBC 인터뷰에서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콜의 주식 매입은 사전 내부 정보에 따른 내부자거래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공식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가치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칭으로 투자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던 버핏의 명성에도 오점이 남게 됐다.

금융서비스 업체 스티플 니컬러스의 마이어 실즈 전무는 위법 여부를 떠나 이같은 부적절한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로 버크셔의 명성과 가치에는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크셔는 그동안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정직성을 강조해왔다"면서 "비록 소콜이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윤리적인 문제는 남고, 이는 (버크셔에는) 강펀치"라고 말했다.

버핏은 지난 2009년 소콜을 직접 뽑아 추락해가던 버크셔 자회사 네트제츠를 맡겼고, 소콜은 수개월만에 회사 부채를 19억달러에서 13억달러로 줄였으며 비용도 1억달러가량 줄여 운영이익이 가능한 수준까지 낮추는 능력을 보이며 버핏의 유력한 후계자로 떠오른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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