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오픈마켓인 A사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공구 특별배송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기간에 공업용 드라이기, 예초기, 광택기, 발전기, 고압세척기, 컴프레서, 용접기, 줄자 등 특정 공구류 제품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11명을 추첨해 레이싱모델이 직접 배송을 해 주는 것.
당첨된 고객은 모 수입차 모델로 활동하는 유명 레이싱 모델에게 구매한 제품을 직접 받게 되며 함께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특전(?)도 주어졌다.
A사 측은 “공구 상품의 주 구매자인 남성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기 레이싱모델을 섭외해 직접 제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이벤트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15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대형 온라인몰이 진행하는 이벤트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사 여성 회원인 신모씨(33)는 “평소 A사가 이색적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도대체 공구와 레이싱모델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여성들도 공구를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 당첨될 경우 노출이 심한 모델의 방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따졌다.
이벤트를 접한 일부 남성 네티즌은 충동 구매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네이버의 한 남성 네티즌은 “평소 좋아하던 레이싱모델이라 무조건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쟁업체들도 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봐도 이번 이벤트는 성적인 측면을 노골적으로 부각시킨 마케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매출도 중요하지만 대기업 온라인몰이 상품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해 충동 구매를 유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한 유명 의류업체는 노출을 많이 하는 여성 고객들에게 할인권을 증정하는 ‘하의실종 이벤트’를 벌였다가 논란이 되자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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