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세계경제 리더에게 듣는다] (6) 켄트 셰퍼드 프랭클린템플턴 선임 부사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24 18:36

수정 2014.11.06 20:35

▲ /사진=박범준기자
켄트 셰퍼드 프랭클린템플턴 선임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의 재정적자 해결 방안과 관련,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의 사회보장제도가 계속되면 향후 14년 내 국가 수입은 복지제도와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으로 소진될 것”이라며 “사회보장제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셰퍼드 부사장은 또 “미국의 가계소비 규모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미국의 가계 부실을 우려했다. 그는 “현재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 가계부채를 갚아나갈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해선 고용창출이 필수”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기업들이 위기 극복을 잘 하고 있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고용이 늘어나고 결국 미국의 주택 구매자 수가 증가해 경제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변화된 금융환경에 맞는 투자조언을 구하자 셰퍼드 부사장은 “특화된 전문가를 활용하면 성공적인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이인형 자본시장실장과 셰퍼드 부사장의 일문일답이다.

▲ 이인형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사진=박범준기자

대담=이인형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파이낸셜뉴스 주최 국제금융포럼 강연에선 금융위기 후 미국 기업들이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는 매우 심각한 수준 아닌가.

▲미국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각종 지표들도 그것을 방증하고 있다. 따라서 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세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 높은 법인세에 대해 논란이 많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높은 법인세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종 경영전략을 세우느라 골몰하고 있다. 문제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는 개인세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총생산(GDP) 대비 개인세율이 낮기 때문에 미국이 세율을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많은 국가가 미국 보다 높은 개인세를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합법적으로 법인세를 낮추는 방법들을 고려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매우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

―그렇다면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납세자라면 누구나 누리고 있는 현재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65세 이상이거나 소정의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제공하는 건강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는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사회보장제도가 계속된다면 향후 14년 내에 국가 수입은 복지 제도와 함께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금으로 완전 소진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장제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미국 기업들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과는 달리 고용에서는 별 성과가 없는 것 같은데.

▲금융위기로 재정상태에 타격을 입은 기업의 경영진은 과거에 비해 소비와 고용을 줄였다. 지금은 과거 18개월 대비 많이 개선됐다. 미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과에 힘입어 미국 기업의 재정상태가 회복된다면 기업들은 고용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때 기업들의 고용창출로 주택구매자 수가 증가하고 이는 결국 주택가격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현재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기에 고용창출은 필수적이다.

―현재 미국 주택시장의 상황은 어떠한가.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75∼8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대출금 상환이 불가능한 가계의 비율도 상당수 된다. 은행들이 대출 규제를 강화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주택담보대출이 줄어 주택 구매자 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주택시장 활성화 또는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내가 일본 경제나 정치 시스템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비교하는 것은 위험하다. 양국의 금융위기 과정에서 미국 기업의 이익률과 일본의 그것을 비교해 보면 이런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미국의 기업들이 일본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향후 일본 경제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미국과 일본은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에 있으며 두 국가 모두 기업의 상생을 위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융통성을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

―과거 S&P 500지수를 고려했을 때 미국의 향후 10년의 주식 수익률을 긍정적으로 보나.

▲향후 10년간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평가한다. 미국 기업들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주식시장 성과가 상당히 좋았다. 금융위기 이후 310%나 급등했다. 이미 주식시장이 최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 최근 실적과 달리 지난 10년간 미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종합하면 과거 10년과 비교했을 때 최악이다. 역사적으로 봐서 기존 10년의 실적이 나빴다면 향후 10년의 실적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로 투자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겪었고 자산운용회사들은 생존경쟁에 들어갔다. 이런 위기는 투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위기 상황 중에는 투자자들이 모든 주식 종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자산군별 상관관계가 최고점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이런 상황이 개선되면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높은 상관관계는 영구적일 수 없으며 위기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생각한다. 또 특정 자산에서 높은 수익을 기록하면 많은 투자자가 몰리는 현상이 계속됐고, 이런 현상이 자산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켜 뒤늦게 투자를 결심한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가중시켰다.

―금융위기 때 자산을 잃은 투자기관들이 운용비용 절감 등 기존의 많은 것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운용비용 절감은 대규모 자금운용(연기금 운용 등)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운용 성과 또는 벤치마크 대비 꾸준한 초과성과 평가에 기반한 보수 책정방법 등 합리적인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다.

―위기 이후 변화된 금융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하나.

▲특화된 전문가를 활용한 전 세계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분산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별 기관이 새로운 자산에 투자를 시작하는 데는 매우 큰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충분한 설득력을 갖춰야 하며 결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용역(펀드매니저)에 대한 신뢰라고 말하고 싶다.

■켄트쉐퍼드 프로필

켄트 셰퍼드 프랭클린템플턴 선임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 위치한 프랭클린 주식운용 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그는 프랭클린 그룹의 기관 고객용 대형 핵심 성장주 전략과 룩셈부르크에 등록된 '프랭클린 미국 주식펀드'를 포함한 다양한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셰퍼드 부사장은 지난 1991년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해 2년간 프랭클린 그룹의 하이일드 채권, 주식, 부실 증권 포트폴리오 운용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바하마의 낫소 법인에서 부사장으로 5년간 기관 고객을 위한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했으며, 다양한 산업에 걸친 글로벌 리서치를 담당했다. 프랭클린템플턴 입사 이전에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드렉셀 번햄 램버트'의 뉴욕 본사와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3년간 근무했다.


셰퍼드 부사장은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학사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앤더슨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공인재무분석사(CFA)와 CIC(Chartered Investment Counselor)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 금융 애널리스트협회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1993∼1998년 바하마의 낫소 근무 시절, 국제 금융 애널리스트협회 바하마 지역 대표를 역임했고, 존 템플턴 재단의 자선·교육 프로그램 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정리=aber@fnnews.com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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