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회화 작품 40여점과 조각 10여점을 내놓은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말과 글-자전거를 타는 사람,그림으로 그림을 그리다'.
화병, 책, 축음기, 과일 등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와 동서양의 고전 명화(名畵)가 낯선 풍경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의 그림엔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자전거 타는 사람은 찬찬히 들여다봐야 보일 만큼 조그맣게 그려져 있지만, 그의 존재는 다양한 형태의 소재가 혼재돼 있는 유선태의 작품을 하나로 엮는 기호 역할을 한다.
또 자전거 타는 사람은 예술과 삶을 사색하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테크놀로지가 아무리 발달해도 예술가란 노동집약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림 속 자전거 타는 사람은 힘들게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화가 자신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자전거 타는 사람은 결국 '예술의 숲'을 끊임없이 소요(逍遙)하는 예술가의 표상인 셈"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02)720-1020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사진설명=유선태 '말과 글-예술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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