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양주시 덕정동에 시세 4억원 규모(대출 2억원 포함)의 상가 200㎡(3층)를 소유한 이모씨(75)는 이 상가가 2년 가까이 팔리지 않아 올해 들어 한 달 대출이자가 종전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어나자 지난달 인근지역 아파트 2채와 이 상가를 맞바꿨다. 고읍동 산내들마을 우미린아파트 106㎡(시세 1억7900만원)와 옥정동 세창리베하우스 106㎡(1억6000만원)로 집주인은 모자지간이다. 아파트 시세는 총 3억3900만원, 상가시세는 보증금(2000만원)을 빼면 3억8000만원으로 상가가 4100만원 비싸 아파트 소유자가 상가소유자 이씨에게 현금 4000만원을 지불했다. 아들에게 태권도 도장을 차려주기 위해 상가를 찾던 아파트 주인과 금융비융은 줄이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용으로 아파트를 원하던 이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로 거래가 말라붙고,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아파트·상가·토지 등을 맞바꾸는 이른바 '부동산 스와핑'이 최근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과 용산구 한남동 등 고급 주거단지의 아파트는 물론, 빌라와 1억원 미만 소액 주택들도 교환매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지방의 토지, 상가 등이 주축을 이루던 부동산 스와핑이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와 서울 강남권 등으로 상품과 지역 모두 확대되는 모습이다. 1억원 미만인 소액 부동산 교환물건도 적지않아 부동산 거래시장이 얼마나 위축됐는지 실감케하고 있다.
■부동산 스와핑 다시 활기
매수세 실종으로 팔고 싶어도 못파는 매물끼리 '짝짓기'하는 부동산 스와핑 시장에는 고급주거단지도 물건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주 강남구 신사동의 179㎡ 규모 아파트가 교환매물로 나온 데 이어 이번주에는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고급 빌라(232㎡)가 스와핑 매물로 나왔다. 이들 주택주인은 시세가 각각 9억원,12억원인 상가로 교환을 원했다. 신사동 아파트는 3억5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조건으로 걸고 있어 집주인이 금융비용 압력에 못이겨 교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남동 고급빌라는 6개월가량 임차인을 찾지 못해 교환물건으로 나왔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시세 10억원 상당의 강남구 도곡동 삼호아파트(142㎡) 로열층이 교환물건으로 등장하는 등 부촌의 부동산 소유자들도 스와핑 시장의 고객으로 등장했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사장은 "강남지역 물건까지 교환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부동산시장 거래 침체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스와핑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부동산개발·교환 전문업체인 메트로개발의 이태경 대표는 "부동산 침체기에 그나마 거래할 수있는 차선책으로 부동산 교환이 주목받으면서 요즘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관련 물건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취득세가 낮아지고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인 거주요건이 폐지되면 앞으로 부동산교환은 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변시세와 꼼꼼히 비교해야
부동산 스와핑은 시세의 적정성, 세금문제, 권리관계 등 복잡한 셈법으로 실제 성사되기까지 신경쓸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동산 교환 전문업체인 교환114 관계자는 "맞바꾸는 양쪽 모두 크게 만족하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거래가 어렵다"면서 "부동산을 교환할 때 중개업자 말만 믿지 말고 반드시 현장답사를 하고 주변시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교환대상 물건에 대한 근저당 설정 여부와 임차 등 관리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교환과정에서의 양도소득세와 취득세가 정상적으로 부과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일부 중개업자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시세를 부풀리는 경우도 있어 거래 직전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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