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는 전기자동차, 스마트폰, 미사일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희귀광물로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의 97%를 생산하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홍콩 경제정보원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1만8614t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규제 강화에도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것이다.
이는 희토류 수출규제에 미치는 중국정부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라고 WSJ는 풀이했다.
희토류는 테르븀, 툴륨, 이트륨 등 17개 희귀광물을 뜻한다. 풍력 발전용 터빈, 전기자동차, 스마트폰,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첨단기술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자원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97%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희소자원 보호를 명목으로 희토류 수출 및 가격통제를 강화하며 희토류 '자원 무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희토류의 수출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희토류 수출물량제한(쿼터)를 35% 줄이겠다고 밝힌데 이어 희토류를 10% 이상 포함하고 있는 합금에 대해서도 수출쿼터를 적용키로 했다.
희토류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지난 19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희토류 생산업체의 무분별한 채굴을 막기 위해 희토류 광산 신규 프로젝트나 현존 광산의 확장을 향후 5년간 허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희토류 수출기업의 자격요건도 강화했다.
이는 희토류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해 일본의 관련산업을 중국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및 가격통제로 이미 희토류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2∼3배 정도 급등했다.
그러나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중 당국의 의도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의 수출규제가 목표만큼 이뤄지고 있지 않은데다 미국과 유럽 등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희토류 광산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희토류 공급 부족분은 올해부터 줄기 시작해 2013년에 이르면 오히려 5860t가량 공급이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희토류의 과잉 공급이 본격화되는 2013년에는 희토류의 가격 폭락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희토류 규제가 자국 내 반발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은 희토류의 가격상승이 사실상 중 당국의 계획에 역풍을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중국담당 애널리스트인 데이엔 마는 "(희토류) 가격상승은 중국 지방정부와 기업의 저항이라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서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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