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최철희 카이스트(KAIST) 교수 연구팀이 극초단파 레이저빔을 1000분의 1초 동안 쥐의 뇌혈관벽에 쬐어 혈뇌장벽에 일시적으로 틈을 만들고 이 틈을 통해 약물을 원하는 부위에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레이저빔을 약물이 들어 있는 혈관에 쬐면 혈뇌장벽이 일시적으로 자극을 받아 수도관이 새는 것 같은 현상을 일으키고 약물이 혈관 밖으로 흘러나와 뇌신경계 등으로 전달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혈뇌장벽은 뇌에 존재하는 혈관 내부의 특수한 지방질 조직, 즉 세포막을 말한다.
연구팀은 정지된 기능은 몇 분 뒤 제 기능을 되찾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뇌의 중추신경계로 외부 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혈뇌장벽은 대사와 관련된 물질을 통과시키고 그 밖의 물질은 차단하는 특성이 있어 약물을 통과시키기 어려웠다. 그동안 약물의 구조를 바꾸거나 머리에 작은 구멍을 내 주사하는 방법도 시도됐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해 활발히 적용되지 못했다.
최 교수는 "새로운 신경약물전달의 원천기술을 확립하고 레이저를 이용한 안정적인 생체 기능 조절 기반기술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세포 수준으로 기술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후속 임상 연구를 통해 실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약물전달 원천기술로 특허 출원 중이며 세계적으로 저명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5월 16일자에 게재됐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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