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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금융위기 이후 더 커진 중국 세계의 공장에서 기업이 되다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1 21:49

수정 2011.06.01 21:49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량셴핑/한빛비즈)

중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과 함께 이제 10년 후면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중국이 극심한 빈부 격차와 부패 등 내부적으로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그 행보가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경제학자 1위'로 손꼽히고 있는 랑셴핑 홍콩 중문대학교 석좌교수가 저술한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는 중국 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중국이 이제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 세계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위기로 온 세계가 어려움에 처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금융 분야가 아니라 투자 환경의 급격한 악화와 심각한 과잉생산이 위기의 근원이었다.

2009년 상반기 전 세계가 불황으로 고통받고 있을 때 중국의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급속한 상승세를 보이며 불황의 여파로부터 완전히 회복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투자 환경의 악화로 인해 본업보다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병든 경제를 치료하기 위해 4조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비롯해 10대 산업진흥정책 등 강력한 처방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

저자는 중국의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업종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황기에 지갑이 얇아진 여성들이 고가의 화장품을 살 돈은 아끼면서도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립스틱은 구매하는 데 이러한 '립스틱 효과'의 본질은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단순히 저가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기업들이 업종의 본질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가격 대비 성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밖에 다양한 위기 극복 전략을 소개한다.

또한 저자는 중국 제조업의 미래는 산업사슬을 장악할 수 있는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스페인자라(ZARA)의 경우 유명 디자이너가 한 명도 없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파격적인 가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ZARA의 성공 비결은 제품 설계, 원료 구매, 제조, 창고 운송, 주문 처리, 도매 경영, 소매의 7단계 산업사슬을 완전히 결합함으로써 제품설계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12일 만에 끝내는데 있다.
저자는 이러한 산업사슬의 결합이야말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한다.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 ceo@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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