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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칼럼] 영양보충제 몸에 맞게 드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9 17:04

수정 2011.06.09 17:04

건강과 영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보충제(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가정에 종합비타민이나 비타민, 무기질 한 두개는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영양제를 꼭 먹어야하는지, 먹어야한다면 어떤 영양제를 얼마나 먹어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02년 미국 의학협회 학술지는 종합영양제를 매일 복용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권장했다. 그러나 2007년 '항산화 비타민제가 오히려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최근 비타민C와 비타민E 보충제의 암예방 효과를 10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항산화보충제가 암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 후 비타민E와 셀레늄 보충제의 암예방 효과 연구에서는 암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암과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간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나 실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줬다.

이와 같이 전문가 사이에서도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효과가 없다는 주장,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소비자들이 어느 쪽 주장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다.

영양제를 통해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따라서 항산화 비타민제로 암이나 심장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우리가 채소나 과일을 통해 비타민을 섭취하면 특정 비타민에 의한 '단독작전'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비타민, 식이섬유, 무기질, 유기산 등 총동원된 '합동작전'이 가능하므로 식품을 통해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암과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영양제는 자신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인식하는 것이 옳다.

현대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비타민과 무기질의 필요량이 과거보다 증가된 반면 식품 내 이들 영양소 함량은 오히려 감소돼 음식을 통한 비타민과 무기질의 섭취량이 부족해지기 쉽다. 즉 우리가 주식으로 이용하는 쌀, 밀가루 식품들은 도정 및 제분 과정에 비타민과 무기질 대부분이 제거된 상태로 이용되고 있다.

한편 인체는 대기오염 등 각종 공해물질에 노출돼 있으며 흡연과 과도한 음주, 스트레스, 카페인이나 청량음료의 잦은 음용, 다이어트, 노령인구의 증가 등으로 영양소 부족에 시달린다. 특히 술과 담배를 즐기거나 격한 운동을 하거나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사람들의 경우 항산화영양소를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평소에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영양보충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신의 식사 내용이나 건강상태, 연령, 임신·수유 여부 등을 고려해 보충제 사용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에 식사량이 충분하지 않은 편이거나 심한 편식을 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 만성적인 다이어트나 흡연과 음주를 하는 사람, 노인들도 영양제 복용이 필요한 대상이다.

종합비타민과 달리 특정 비타민제를 복용할 경우 과다섭취의 위험이 있다.
비타민B 복합체나 비타민C와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한 번에 조금 과하게 먹어도 대부분 소변으로 배설되므로 비교적 안전하지만 과다한 섭취는 다소의 부작용이 있다.

비타민 A, D, E, K 등 지용성 비타민은 간과 지방조직에 축적돼 간기능 장애, 피로, 두통, 설사 등의 부작용이 과잉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영양보충제를 선택할 때에는 반드시 함량 표시에 나와 있는 함량을 1일 권장량 또는 상한섭취량과 비교해 안전한 수준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민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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