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하고 결혼을 해도 이 꿈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업 아이디어 구상차 방문한 2008년 미국 뉴욕에서 그는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도 외국인들과 대화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온라인 영어말하기 교육업체 '스픽케어' 심여린 대표의 사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영어교육의 문제, 미국에서 찾다
심 대표는 스픽케어를 창업하면서 과거 샐러리맨 시절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한 심 대표는 지난 2003년 CJ오쇼핑에 입사해 온라인 패션상품기획자(MD)를 맡았다. 2006년 네이버로 이직한 후에는 온라인 배너광고 업무를 맡으며 온라인 사업에 대한 역량을 쌓아갔다.
샐러리맨 생활을 하면서 온라인 영어말하기 교육업체인 스픽케어를 창업하기에 어울리는 일을 해온 셈이 됐다. 2006년 남편인 이비호씨(현 스픽케어 부사장)와 결혼하면서 교육사업에 대한 관심도 키워갔다. 이씨는 온라인 교육업체 이투스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2008년 사업 아이디어를 찾고자 방문한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어학원에서 심 대표는 경악했다. 그곳 학생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던 것.
심 대표는 "한반에 15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데 한국 유학생수가 대다수여서 마치 서울 강남의 어학원을 미국으로 옮긴 것처럼 보였다"며 "그곳에서 공부하면서도 영어말하기가 안 되는 한국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 국내 영어시장은 토익스피킹, OPIc 등 말하기 교육이 주목받고 있었고 남편 이씨 역시 이투스에서 나와 '스피쿠스'라는 전화영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에 돌아온 심 대표는 남편 이비호씨와 상의해 온라인 영어말하기 서비스를 준비하도록 하고 2009년에는 본인도 네이버에서 퇴사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 세계적인 영어교육 기업이 목표
스픽케어의 직원 평균연령은 26세로 매우 젊은 조직이다. 그래서인지 사내 분위기는 굉장히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또 사내 전용 트위터를 통해 누구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쉽게 올리고 회사의 대표도 같이 호응하는 수평적인 조직관계를 보이고 있다.
심 대표는 "대기업에서 근무해봤지만 벤처기업이라면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무엇보다 일하는 것이 재미 있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일을 즐기다보니 밤샘 작업을 해도 짜증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스픽케어는 올해 4월 또 다른 말하기 교육서비스 '스피킹 맥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3년간 촬영 작업을 거친 후 해당콘텐츠에 게임적인 요소를 삽입한 서비스다. 언어 외에 지역, 인종에 따른 다양한 문화적 가상 체험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연말에는 영국, 호주 등 대표적인 영어권 국가들의 콘텐츠도 준비될 예정이다.
그는 '스피킹 맥스'를 통해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 일본과 대만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일본과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영어 교육열은 높지만 말하기 수준은 낮아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심 대표는 보고 있다.
그는 또 아직까지 해외에서 성공한 국내 교육 콘텐츠는 없지만 영어말하기 교육은 어디에서든 통한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회사의 규모는 작지만 영어 말하기 콘텐츠의 수출을 통해 스픽케어를 세계적인 영어 교육기업으로 키우는 게 심 대표의 꿈이다.
심 대표는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높지만 수학능력시험에 국한되다보니 수출하는 콘텐츠가 거의 없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정받는 영어 콘텐츠를 만들면서 성장해 세계적인 영어 교육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이유범기자
■심여린 대표 약력 △31세 △강원 원주 △서울대학교 의류학·경영학과 △CJ오쇼핑(2003년) △NHN(2006년) △스픽케어 대표이사(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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