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입주자연합회는 이달 말께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 분당 본사 앞에서 청라지구 기반시설 조성 촉구를 위한 항의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청라지구에 당초 국제업무타운과 로봇랜드 등의 시설이 들어서고 서울지하철7호선 연장과 인천국제공항철도 청라역 등이 들어선다는 말을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청라역 등 일부를 빼놓고는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청라지구는 지난해 5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입주가 완료될 예정이다.
입주가 시작됐거나 입주를 앞둔 인천 청라지구와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및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서 기반시설이 제때,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입주예정자와 건설회사 및 사업시행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 신도시의 사업시행자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당초 계획했던 각종 기반시설 건설을 미루거나 일부 백지화하면서 해당 기반시설의 설치 등을 분양 기준으로 삼은 입주(예정)자들이 시공사 및 시행자를 상대로 계약해지 등을 위한 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청라지구 입주자들 집단행동 돌입
13일 현지 주민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청라지구의 경우 당초에는 국제업무타운과 로봇랜드 등의 기반시설이 들어서고 서울지하철7호선 연장과 제3연륙교 건설, 검안IC 신설 등의 각종 기반시설이 설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구 내 아파트에 대한 입주가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해당 시설의 추진이 지지부진하고 일부는 계획이 백지화됐다. 청라지구 입주(예정)자들은 분양 당시 기반시설 등 발전 가능성을 보고 계약했는 데 입주 시점에서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청라지구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라지구에 계획됐던 기반시설은 일부 축소됐거나 대부분 답보상태"라며 '한다'라는 소문만 있지 정확히 '언제까지 한다'라는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청라 기반시설 조성 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자인 인천시와 LH는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취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입주(예정)자들이 기반시설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LH가 주도적으로 조성하는 기반시설인 제3연륙교는 국토해양부와 협의 중이고 중앙호수공원도 조경 발주가 늦어졌을 뿐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안 IC 신설도 토지보상이 늦어져 사업이 지연되는 것이지 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관계자도 "인천국제공항철도 청라역은 국토부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및 운영회사와 협의해 내년 말까지 개통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면서 "서울지하철7호선 연장은 타당성 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청라국제업무타운과 로봇랜드 등의 기반시설도 개발자와 시행자가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광교·김포한강도 입주예정자 불만 고조
오는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 광교신도시의 H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회사 측에 입주 기간 연장을 요구했다. 이 아파트 한 입주예정자는 "단지 주변이 모두 공사판이어서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다 입주민 중 상당수가 서울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지만 대중 교통노선이 변변찮아 큰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입주예정인 김포한강신도시 W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분양 당시의 광고와 달리 기반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계약해지를 위한 소송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 역시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청사진을 분양카탈로그 등에 제시했을 뿐이며 신도시 내 기반시설의 설치 여부는 사업시행자가 결정하는 만큼 건설사로서는 이찌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사업시행자 측이 아파트용지를 판매하면서 시공사들에 제시한 계획을 바탕으로 분양광고를 하는데 김포한강신도시의 경우 경전철은 타당성 검토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을 발표했다가 일단 취소됐으며 학교 설치도 교육청과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택지이용계획에 포함됐다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들 신도시의 기반시설 건설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과 비용 문제 때문이다.
단국대 김현수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신도시 등의 기반시설 설치는 계획 수립 당시 국가와 지자체, 사업시행자 등이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비용 부담 원칙을 수립한 뒤 진행해야 이 같은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k7024@fnnews.com홍창기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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