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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가장 위험한 독극물 다이옥신의 해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15 17:12

수정 2011.06.15 17:12

최근 경북 칠곡군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가 매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이옥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이옥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화학물질 중 가장 발암성이 강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국제암연구소(IARC)는 다이옥신을 인체 발암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주영수 교수는 15일 "다이옥신은 간, 신장, 신경계 등에 주로 농축돼 해당 장기의 장해를 유발한다"며 "다이옥신에 노출된 후 1주일 이내에 나타나는 염소성 여드름은 다이옥신에 대한 지표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염소 여드름으로 불리는 것은 다이옥신이 염소가 함유된 화합물이기 때문이다.


염소 여드름은 한때 '유셴코 여드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 이유는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004년 대선 도중 오렌지 껍질처럼 변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그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정상인의 1000배나 됐다.

■토양에서 1년 이상 50∼70% 잔류

다이옥신은 2개의 산소 원자로, 2개의 벤젠 고리가 연결된 화학물질군을 의미한다. 다이옥신은 또 200여가지 물질을 통칭한다. 그중에서도 2,3,7,8 위치에 염소 원자를 네 개 갖고 있는 다이옥신의 한 이성질체(2,3,7,8-TCDD)가 독성이 가장 강하다. 반면 독성이 아예 없거나 TCDD의 수천분의 1밖에 안 되는 종류도 있다.

다이옥신은 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존재한다. 다이옥신은 농도와 무관하게 1년이 경과할 때까지 50∼70% 정도까지 잔류할 수 있다.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은 먹이사슬의 위쪽으로 갈수록 더 많이 검출된다. 물고기보다 사람에게서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망자나 기형 유발이 없어 실제 피해는 악명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사람은 동물보다 다이옥신의 민감도가 훨씬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이옥신은 최대한 적게 섭취해야 한다.

■다이옥신 인체 축적은 문제

다이옥신은 생물체의 기본단위인 세포 안에 있는 핵과 친화력이 강해 DNA에 결합함으로써 발암기전을 작동시키고 생체 내 내분비계에 혼란을 일으킨다. 또 실험동물에서 강력한 면역독성과 흉선의 위축, 골수기능 저하, 난소와 자궁의 위축과 기능부전, 수태율 저하와 유산율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도 이미 비호지킨임파선암, 연조직육종암, 호지킨병, 폐암, 후두암, 기관암, 다발성골수종, 전립선암, 만성림프성백혈병, 만성골수성백혈병 등 각종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다이옥신은 몸 안의 호르몬과 달리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이옥신은 주로 지방조직에 축적된다. 이 때문에 등푸른 생선, 돼지비계, 쇠기름, 닭껍질, 치즈, 우유 등 지방이 풍부한 식품은 다이옥신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돼지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을 때 전문가들이 '돼지고기 삼겹살 섭취를 줄이거나 비계를 떼고 먹으라'고 조언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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