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차,잘나가는 미국서 공장 늘리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27 18:05

수정 2011.06.27 18:05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7일 미국 판매법인과 앨라배마주 현대차 생산공장, 조지아주 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서울 공항동 김포공항을 통해 방미길에 올랐다. /사진=서동일기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 2' 진입을 위한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7일 서울 공항동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본지 기자와 만나 '글로벌 톱 2' 진입 시기를 묻는 질문에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날 정 회장은 '글로벌 넘버2'의 전초기지인 미국시장 점검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현대차는 올해 도요타의 부진으로 글로벌 3위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장기비전으로 글로벌 톱2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도요타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841만대를 팔아 2008년 이후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는 대지진 영향으로 판매량이 700만대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대수를 66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의 생산 현황 및 양산차량 품질을 직접 점검하는 등 안정적인 품질확보를 당부할 방침이다. 또 LA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등을 방문, 미국시장 월간 점유율 10%를 돌파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는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 회장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도 방문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최근 미국시장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현지에서 설비 증설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정 회장의 이번 출장 중 추가 설비 확충 관련, 미국 당국자와의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방문 목적에 대해 "현장을 둘러 보러 간다"며 "특별한 투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를 만나 최근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 대한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계획으로 알려져 추가 투자검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생산 설비 확대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이 이번 출장 중 미국 내 설비 확충을 위한 점검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공항동 김포공항을 통해 방미길에 오른 가운데 정 회장의 첫째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앞줄 왼쪽 두번째), 셋째딸인 정윤이 현대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앞줄 왼쪽 첫번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부인인 정지선씨가 정몽구 회장 환송을 마친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사진=서동일기자

현대차는 지난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 올해로 미주 진출 25년을 맞았으며 지난해 약 54만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1·4분기에도 지난해보다 28% 성장한 14만여대를 판매하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의 지난 1·4분기 가동률이 각각 112%와 98.8%에 달해 기존 설비의 가동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수요를 따라가기 힘든 데다 GM, 폭스바겐 등 경쟁사가 설비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판매 확대를 지속되고 있어 기존 설비의 가동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론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어 정 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현지생산 설비 확대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정 회장의 출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현장 경영 차원"이라며 "외부 행사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 증설에 대한 주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주지사 면담 외 특별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윤정남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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