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전 자산 빼돌리기?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상수동의 서울신용평가 사무실로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부산저축은행 관련 자료 및 회계장부,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영업 정지 하루 전날인 지난 2월 16일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스비파트너스를 통해 관리해오던 서울신용평가의 지분(43.6%)을 칸서스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측이 영업 정지 사실을 사전에 알고 매각, 자산을 빼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61·구속기소), 김양 부회장(59·구속기소)과 광주일고 동문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 김영재 회장(64)이 경영을 맡고 있다.
칸서스파트너스는 헐값매각 의혹 속에 인수계약을 파기, 서울신용평가 매각이 무산되는 듯했으나 부산저축은행그룹 측이 최근 154억원에 알파인기술투자와 지분 양도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검찰은 서울신용평가가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했다가 영업정지로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은 데다 2006년 부산저축은행이 서울중앙저축은행(현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KTB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 참여한 사실을 확인,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다.
■박씨, 삼성꿈장학재단 등 투자 유치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핵심 로비스트인 박태규씨 여권을 캐나다에서 취소시킨 후 강제퇴거 등을 통해 신병을 인도받는 절차에 돌입했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으나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캐나다 이민국과 직접 접촉, 박씨에 대해 여권취소-강제퇴거-본국송환 등 절차를 밟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경우 재판 등 사법절차를 현지에서 진행, 1년 가까이 걸려 수사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이민국이 강제퇴거절차를 진행할 경우 재판 없이 신병을 인도받을 수 있어 1∼2주 내 소환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전날 브라이언 손더스 캐나다 연방검찰총장과 가진 양자회담에서 "박씨를 조속히 송환토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박씨는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이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에서 총 100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개입하고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구명로비를 담당했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캐나다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대표(52)도 두 재단이 유상증자토록 주선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ksh@fnnews.com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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