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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음란성 메시지·유해성 광고 ‘얼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06 17:33

수정 2011.07.06 17:33

#1. 직장인 A씨(32·여)는 최근 새벽 1시에 문자 한 통을 받고 얼굴이 붉어졌다. '집도 가까운데 급만남이 어떻냐'는 취지의 메시지였다. A씨는 노골적인 만남 요구에 기분이 상했고, '집이 가깝다'는 얘기에 혹시나 하는 불안감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사용하던 위치기반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하이데어(hi-there)'를 그날 바로 삭제했다.

#2. 결혼한 B씨(35·남)는 문자 한 통 때문에 부인과 사소한 다툼을 벌였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유리상자'라는 룸살롱을 소개하는 메시지가 온 것이다. 부인은 B씨에게 '한번이라도 갔기 때문에 이런 문자가 온 것 아니냐'고 따졌고, B씨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설명한 다음에야 오해를 풀 수 있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은 '두근두근 우체통'.

스마트폰 시대에 혁신적인 의사소통 방법으로 각광을 받던 인맥구축서비스(SNS)가 음란성 메시지와 각종 유해성 광고로 혼탁해지고 있다.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자는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관계당국은 '지나친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해칠 수 있다'며 규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살랑살랑 돛단배'는 누적 회원수 20만명을 돌파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모바일 광고업체 카울리가 '베스트앱'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살랑살랑 돛단배'보다 먼저 출시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두근두근 우체통' 역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애플리케이션에는 최근 룸살롱 등 광고성 메시지들이 넘쳐나고 있다. 상대 번호를 모르더라도 보내고 싶은 타깃 성별만 구분하면 원하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매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은 '19금 하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만나자는 여자들도 있다' '진짜 집앞으로 찾아온 여자분도 있었다'며 경험담을 소개하고 있다.

A씨의 사례처럼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들도 음란성 메시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초 앱스토어에 등록됐던 '후즈히어'나'하이데어' 등에 이어 최근에는 반경 1㎞ 내에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는 '1㎞' 애플리케이션도 출시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메시지들로 넘쳐나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늘면서 음란성 메시지나 룸살롱 광고 등에 무작위로 노출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 80만명이었고, 현재는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추산돼 유해성 광고를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지난 3월 청소년들을 유해한 오픈마켓 애플리케이션들로부터 보호하겠다며 방송통신발전법, 전파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3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성행위 장면 묘사 등 노골적인 유해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만 규제할 뿐 SNS와 같은 간접적인 유해 애플리케이션은 규제 할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윤리팀 엄렬 과장은 "SNS는 새로운 서비스로 아직 이렇다할 규제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SNS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성매매 사이트'라는 오명도 함께 갖고 있다.
지난 3월 미 시사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2008년 뉴욕 성매매 여성 290명 가운데 83%는 페이스북을 하고 있고, 페이스북으로 받는 손님은 4명 중 1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사진설명='두근두근 우체통'을 통해 날아온 룸살롱 광고 메시지. 이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은 무작위로 메시지를 전송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소지한 사람은 누구나 이 같은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에는 이와 유사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제 이성을 만났다는 경험담도 올라오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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