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화가들이 사랑한 조선시대 목가구展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15 18:23

수정 2014.11.05 14:39

"아버지는 돈이 생기면 골동품을 자주 사셨습니다. 하루는 사발을 하나 사오셔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거참! 거참! 요것 참!' 감탄을 연발하며 즐거워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김금자·김환기 화백 차녀)

화가들이 소장했던 골동품과 만날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오는 26일부터 9월 25일까지 서울 사간동 두가헌 갤러리와 갤러리 현대 본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화가가 애호하는 조선시대 목가구'전이다.

김환기 화백은 이번 전시에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층사방탁자'를 내놓았다. 김 화백의 차녀 김금자씨는 "아버지는 부피가 있는 이 물건을 손수 어깨에 짊어지고 산길을 걸어 직접 운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이 탁자는 방 어느 곳에 놓고 어디서 바라보아도 놓인 곳에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두가헌 갤러리 개관 7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이밖에도 장욱진, 서세옥, 이우환, 송영방, 김종학 등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온 화가들이 가까이 두고 즐겼던 조선시대 목가구 여러 점이 출품됐다. 김종학이 먹감나무로 만든 단아한 문갑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서세옥이 옛 여인네들이 몸단장을 위한 도구를 넣어두었던 빗접을, 송영방이 조선시대 선비들이 벼루를 넣기 위해 만들었던 연상(硯床)을 내놨다.
애연가로 알려진 장욱진이 애지중지했던 지름 31㎝, 높이 5㎝의 대형 목각 재떨이도 관람객을 미소 짓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화가들이 소장했던 특별 전시품 외에도 서안(書案), 경상(經床), 탁상(卓床), 필갑(筆匣), 목침(木枕), 반닫이(櫃), 책장(冊欌), 좌경(座鏡), 이층롱(二層籠), 찻상(茶床), 해주반(海州盤) 등 조선시대 목가구 60여점이 나왔다.
전시기간인 오는 9월 2일에는 문화재청 전문위원을 지낸 박영규 용인대 교수의 특별강연도 열린다. (02)2287-3552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김환기 화백이 소장했던 '이층사방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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