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국민연금 “물갈이 하고보니.. 일할 사람이 없네”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18 21:48

수정 2014.11.05 13:50

증권사 순위조작, 직원들의 향응접대 등으로 문제가 됐던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의 핵심인력을 모두 물갈이했지만 운용 시스템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주식운용실장, 채권운용실장, 주식위탁팀장, 리서치팀장 등 4개 핵심 보직자 전원이 교체됐다.

주식운용실장에는 윤영목 전 채권운용실장이, 채권운용실장에는 손석근 전 주식위탁팀장이 선임됐다. 주식위탁팀장과 리서치팀장에는 각각 김성욱 전 리서치팀장과 김상훈 리서치팀 선임운용역이 임명됐다. 핵심 기금운용 인력을 한꺼번에 바꾼 것은 느슨해진 내부 분위기를 이번 기회에 다잡겠다는 전광우 이사장의 단호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감사원 보고서 건도 그렇고 최근 안 좋은 일들이 계속 생기면서 분위기 쇄신과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소속 간부가 거래 증권사 선정평가를 하면서 정성평가 점수를 조작하고, 리조트 이용권을 증권사에 강매했다는 내용의 감사원 감사보고서가 공개돼 지난달 초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단란주점 여종업원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직원이 입건된 사건과 관련해 국민연금은 해당 주점에 동석한 직원들을 중징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채권운용실과 주식운용실은 국민연금의 두뇌에 비유될 정도로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인데 대폭적인 물갈이로 인해 핵심 인재들이 바뀌면서 기금 운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340조원 규모의 기금 중 약 220조원을 국내 채권에, 60조원을 국내 주식에 각각 투자하고 있다.

이번 인사엔 팀장급뿐만 아니라 아래 부서 직원들까지 대거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기존 업무와는 전혀 다른 부서로, 또 일부는 해외 리서치 부문으로 이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향후 주식 운용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도 심도 있게 논의가 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사 조치로 인해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전문 인력이 교체됨으로써 일관성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커졌다"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연금의 성격을 고려해 볼 때 구조적인 시스템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yutoo@fnnews.com최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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