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스코 ‘해운물류기업’ 대우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배경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25 18:29

수정 2014.11.05 12:36

포스코의 해운·물류기업 대우로지스틱스 지분 인수는 철광석, 석탄 등 운송물량을 보유한 대량화주의 해운업종 진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대량화주의 해운업종 진출은 대기업 간 업종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스코의 해운업체 인수시도는 해운, 물류업계의 반대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화주 해운업종 진입 규제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포스코는 물류비 절감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석탄, 철광석 등 막대한 운송물량을 보유한 대량화주인 포스코, 한국전력 등은 그간 국내 해운사들과의 장기운송 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배분해왔다.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철강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포스코 최고경영진들은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물류비 절감 필요성을 거론해왔다.

포스코는 1995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거양해운을 한진해운에 매각한 후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으로부터 상당한 질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한번 해운업에 뛰어들 여지를 모색하고 있지만 일감을 놓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해운업체들의 반발과 해운산업 보호를 취지로 만든 현행 해운법 규정에 묶여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구성,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물류사업뿐 아니라 해운업종 진출까지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현재 화주업계와 해운업계는 해운업종 진입규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행 해운법 24조에선 대량화주가 해운업종 진출을 위해선 해운업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에 대해 철폐 여부가 집중 거론된 건 지난 2009년께부터다. 화주업계의 반발 속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경쟁원칙에 저촉된다며 대량화주들의 손을 들어준 것. 공정위 등의 지적에 따라 국토부는 해운법 시행령에 2013년 12월 31일까지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 규제 범위를 재검토하기로 하고, 지난해 대량화주의 해운업체 지분 제한을 30%에서 40%로 완화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화주업계가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국토부 등에 거론하고 있는 데다 공정위가 진입규제 개선 사항으로 주시하고 있어 진입제한을 완전 폐지 방향으로 재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의 대우로지스틱스 지분 확보도 해운법 규정이 오는 2014년께 완화, 폐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화주업계 및 정책당국의 요구가 이어질 경우 법규정이 개정될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대우인터가 뛰어들었나

업계 한 전문가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대우로지스틱스 기업회생 사모펀드(PEF)에 투자자로 참여시킨 건 현재의 해운법 조항과 업계 반발을 피해 우회 진출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의 대우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외에 현재 대형화주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이 속속 시너지 창출을 이유로 해운·물류분야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CJ는 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LG그룹에선 그룹내 운송 물량을 통합, 배분하는 범한판토스가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현대제철의 물량은 글로비스가 담당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자사 주도로 해운사들과 콜트(KOLT)를 설립, 화주로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실상 해운업 진입 장벽규제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운사들은 이 같은 흐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해운사들은 해운업 단일 업종만 꾸려온 탓에 화주기업들이 속속 그룹내 해운·물류 기업을 두게 될 경우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

물론 해운분야에도 한진해운과 같은 대기업이 있지만 단일업종의 성격이 강하다.

한편 대우로지스틱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 2009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참여한 기업회생 사모펀드의 지원을 받아 지난 6월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대우 물류팀이 분사, 지난 1999년 설립한 대우로지스틱스는 2006년부터 본격 포스코 물량을 받기 시작하면서 성장궤도에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 2381억원, 영업손실 8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3만∼5만t급 자사선 7척을 포함, 용선(임차선박) 등 총 13척을 운용하고 있다.
주로 포스코 물량을 운송하며 물류기지도 포항영일신항, 울산, 군산, 송도, 인천 등에 두고 있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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