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벌초·성묘 앞뒀다면 뱀·벌집 조심 또 조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26 17:13

수정 2014.11.05 12:28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면 벌초나 성묘를 하려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의 성묘객은 풀이 우거진 산소 주변에 무심코 발을 들이민다. 그러나 뱀이나 벌집이 있을 때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올여름에는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그 어느 해보다 풀이 많이 자라 예년보다 더 주의해야 한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는 26일 "추석까지 지속적으로 비가 오락가락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미끄러운 산행길, 예초기 사용, 오랜 폭우로 인한 지반 약화, 습한 날씨로 인한 벌레피해 등 주의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풀독, 신증후군출혈열' 주의보

비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산에는 항상 풀이 젖어있다. 특히 이슬이 있거나 비가 와서 젖은 풀에 피부가 접촉되면 풀독이 오를 수 있다. 풀에 스쳐서 생긴 작은 상처들이 심한 풀독을 일으키는데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 돌기가 생기면서 아주 가렵고, 시간이 지나면 진물이 나면서 부어오르기도 한다. 이와 함께 들쥐의 배설물에 의해 감염되는 법정전염병인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도 조심해야 한다. 비에 젖었던 풀이 마르면서 들쥐의 배설물도 함께 마르는 가운데 신증후군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타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해져 사람의 호흡기나 상처에 침투하기 쉽기 때문이다. 신증후군출혈열은 발열, 두통, 구토, 식욕부진 등으로 시작해 복통, 요통, 신부전, 출혈 등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피부가 젖은 풀과 접촉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긴팔 옷을 착용하고 벌초를 할 때는 반드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장화나 우의, 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심할 때는 긁지 말고 깨끗한 물로 씻은 뒤 냉찜질을 하는 것이 가려움증이나 피부 부종을 완화시켜 준다. 야외에 나가기 전 미리 피부에 바를 수 있는 연고나 물약을 갖고 가는 것이 좋다. 평소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미리 의사에게 항히스타민제 처방을 받아 치료약을 갖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전에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밤 따러 갈 땐 고글 착용

해마다 추석 전에는 전국에서 밤 따기 축제가 열린다. 차례상에도 올리고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을 따다 부주의로 밤송이에 눈이 찔리면 안구가 손상되거나 심한 경우 실명까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밤송이 표면에 있는 밤가시는 얇은 바늘처럼 끝이 매우 날카롭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밤송이를 얼굴에 맞으면 자칫 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눈꺼풀이 가시에 찔리면 가시에 묻어 있던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에 감염돼 봉와직염과 같이 눈꺼풀이 부어오르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눈 안쪽이 찔린 경우에는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에 의해 각막궤양, 포도막염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정체가 가시에 손상을 입게 되면 외상성 백내장 등 합병증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안내염을 유발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증상이 가볍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각막의 두께는 가장 얇은 중심부가 0.5∼0.6㎜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밤가시가 각막 전층을 뚫고 안구 전방이나 홍채, 수정체 등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눈 안쪽 부위가 가시에 의해 손상을 입으면 처음에는 이물감, 눈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차츰 염증이 생기면서 시력저하, 안구통 등의 2차 증상이 나타난다"며 "눈을 가시에 찔리면 증상이 경미해도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고를 막으려면 고글 등 안구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안전하게 밤을 따는 것이 가장 좋다.
챙이 있는 모자나 안경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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