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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선행 ‘대구 키다리 아저씨’ 올해도 불우이웃에 쌀 2000포대

김장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9.04 18:36

수정 2011.09.04 18:36

【대구=김장욱기자】 지난 2003년 추석부터 신원을 알리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쌀을 전달해 온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대구 수성구청은 최근 90대 어르신인 키다리 아저씨가 쌀 2000포대(4000만원 상당)를 트럭에 싣고 수성구민운동장에 나타나 저소득주민, 경로당, 무료 급식소 등에 전달해달라고 구청에 의뢰했다고 4일 밝혔다.

키다리 아저씨는 쌀을 전달하면서 "이번 추석에는 북한에서 피란 온 저소득 이북5도민에게도 성품을 전달, 추석명절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을 전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2003년 추석 전 20㎏짜리 쌀 500포대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달라며 구청에 쌀을 전달한 뒤 이번이 9년째 쌀 기부다.

수성구청은 선행을 알리기 위해 이름과 주소를 물었지만 한사코 신분을 밝히기를 거부했고, 이후 구청은 명작동화에 등장하는 '키다리 아저씨'를 연상하며 별명을 붙였다.


평안남도가 고향인 키다리 아저씨는 6·25때 월남, 대구에서 양복지 도매상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왔고, 10여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베풀며 여생을 보내겠다"며 매년 쌀을 보내주고 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구순을 넘긴 키다리 아저씨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는 키다리 아저씨가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gimju@fnnews.com

■사진설명=9년째 쌀을 기부해 온 '키다리 아저씨'가 전달한 쌀 2000포대를 대구 수성구청 직원이 어려웃 이웃 등에 전달하기 위해 차에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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