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의사 가운 벗고 더 잘나가는 의사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9.05 16:41

수정 2011.09.05 16:41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본업인 의사직 대신 다른 직업을 찾은 서울대 의대 출신 동문들의 전업 의사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5일 교육·의료계에 따르면 안 교수처럼 의사 가운을 벗고 바이오·정보통신 벤처회사 대표, 대학 총장, 그룹 회장 등으로 전업한 서울대 의대 출신 동문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동문들의 전업 진출지 중 가장 활발한 곳은 재계다. 강신호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이 서울대 의대 출신 대표 경영자다. 특히 박 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기획조정실장, 11·12대 병원장을 역임하며 철저히 의료인의 길을 걸었지만, 두산건설 회장을 거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창업한 경우도 많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시골의 작은 산부인과 개원에서 시작해서 현재 가천길재단 회장, 경원대 총장, 경인일보 회장, 가천문화재단 이사장, 가천학원(가천길대학·신명여고)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교육·경제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제대 혈업계의 선두 주자인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임상병리학 전공의와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교수로 일하다가 지난 2000년 메디포스트를 설립, 시가총액 1000억원대의 코스닥기업을 운영해 여성계 안철수로 통한다. 양 사장은 서울대 의대 수석졸업에 이어 임상병리학 전문의 자격시험에도 수석합격한 국내 최고의 세포 치료제 전문가다. 삼성서울병원 재직 시절인 1998년에는 제대혈 보관기술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황성주 이롬 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나와 국내 최초로 독일에서 대체의학을 수학했고 교수와 암 전문 병원장으로 일하다 지난 1999년 이롬을 창립했다. 식단혁명을 일궈낸 선구자로 꼽히는 황 회장의 이름 석자는 이제 최고 생식 브랜드로 통한다. 정보기술(IT)에 이어 한국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분야에선 서울대 의대 출신들이 주름잡고 있다. 마크로젠의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서정선 교수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성균관대 서정돈 전 총장(현 재단이사장), 이원로 인제대 총장, 건국대 김진규 총장이 서울대 의대 출신 교육자로 활발한 활동 중이다.

서울대 의대 출신은 아니지만 '촌철살인' 명언으로 정치인들에게 멘토가 되고 있는 시골의사 박경철도 있다.
박씨는 영남대 의대 출신으로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 독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의료영리법인 등 의료계의 현안이 산적해 향후 의사 출신의 정치권 연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대 의대 출신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경우는 대통령 주치의로서 정국에 민심을 조언하는 정도에 그쳤다"면서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는 정치권 직접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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