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서울시 친환경 신청사 40% 시민공간으로 활용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9.07 17:49

수정 2011.09.07 17:49

서울의 새로운 명물이 될 서울시 신청사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신청사는 기존 시청사 부지에 총 사업비 2989억원을 들여 1만2709㎡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3층 규모로 건설 중이다.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오는 12월이면 외장공사도 완료돼 시민들에게 웅장한 모습을 선보인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50% 정도로 오는 2012년 5월 완공 예정이다. 올여름 유난히 비가 자주 내리고 폭우가 겹치는 바람에 공사기간이 지연됐지만 최근 들어 날씨가 좋아지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1등급 친환경 청사

지난 6일 오후 신청사 건설현장 1층 한 쪽에는 신청사 외벽에 사용되는 삼각형의 유리가 가득 쌓여 있었다. 신청사의 외벽이 전통 한옥의 처마에서 착안한 '3차원(3D) 곡선' 모양이기 때문이다. 일반건물에 사용되는 사각형 유리로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만들 수가 없다.


유리의 크기는 대략 밑변 3m, 높이 2m로 두께는 일반 아파트 발코니유리의 2배에 해당하는 3.2㎝, 무게는 68∼144㎏에 이른다. 이런 유리를 무려 1604장이나 붙여야 하는데 유리 한 장마다 놓이는 위치가 제각각이어서 더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소영수 주무관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탓에 하루에 10장 정도를 붙이고 있지만 익숙해지면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하지만 처마 아래에 해당하는 부분은 정말 난이도가 높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청사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청사'로 건립된다. 지난해 11월 설계를 일부 보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청사 가운데 가장 높은 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았다. 그래서 유리도 은막으로 '3중 코팅'된 미국산 '트리플 로이'를 쓴다. 국산 '더블 로이' 유리에 비해 열투과율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신청사 1층 전면부의 실내공간은 에코플라자로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전면 유리벽 내부에 또다른 벽을 설치하는 '이중외피' 시스템이 도입됐다. 유리벽과 벽 사이에 완충공간을 둠으로써 건물 하부로 들어온 공기가 내부의 더운공기를 밀어올려 배출하는 대류현상을 이용해 냉방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겨울에는 하부 유입구와 상부 배출구를 닫아 자연적으로 발생한 따뜻한 공기를 난방으로 사용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신청사의 지열을 이용해 기존 본관의 냉·난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신청사 내부 1∼7층의 수직벽에 약 2000㎡의 세계 최대 규모인 벽면녹화(그린월)를 설치해 여름에는 실내온도를 낮추고, 산소 및 음이온 등의 발생을 통한 공기정화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연출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자스민·라벤더·야래향 등 각종 허브, 파리지옥·끈끈이주걱 등 식충식물을 비롯해 약 10만그루의 식물을 심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통해 연간 2억8000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청사 40% 시민 품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니 시청광장은 물론 덕수궁과 남대문 등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상층부 벽면에는 일종의 투명막 재질로 둘러싸 밤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받아 멋진 야경을 만들어내도록 했다. 지난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 당시 밤이면 화려하게 빛나던 수영경기장 '워터큐브'에 쓰였던 것과 같은 소재다. 신청사가 완공되면 이곳 상층부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울시는 에코플라자의 꼭대기인 8∼9층에 카페테리아 등을 조성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연이나 강연 등을 할 수 있는 600석 규모의 다목적홀도 마련된다. 기존의 본관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이 들어선다. 지하 4층, 지상 4층에 가족도서관과 북카페, 개방형 주제자료실, 세미나실 등이 들어선다. 소 주무관은 "신청사의 60%만 사무실로 사용하고 40%는 도서관과 시티갤러리 등 문화시설로 꾸며 시민들에게 되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여름에는 서울시 공무원들도 '이산가족' 생활을 청산하고 한데 모일 수 있게 된다. 현재 서소문·을지로·남산·대한상공회의소 등 시내 7군데에 흩어져 있는 사무실이 신청사와 서소문청사로 집결된다.


/blue73@fnnews.com윤경현기자

■사진설명=서울시가 오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인 신청사는 공공청사 중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게 설계된 데다 세계 최대 규모의 벽면녹화,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휴게시설 설치 등으로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청사 건설현장. /사진=박범준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