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진지우인스(金九銀十)’으로 불리며 연중 최대시장이 형성되는 9월 들어서도 주택거래가 급감하고 가격하락세가 급속히 심화되자 우려는 공포감으로 변하고 있다.
16일 베이징시 부동산거래관리망 자료와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추절 직전 이틀간 베이징 전역에서 거래된 신규분양물량은 222채에 불과했다. 작년 중추절 직전 이틀간 거래량의 45%수준이었다. 부동산정보사이트 써우팡넷에 따르면 중추절 연휴 사흘간 베이징의 중고주택거래량은 하루 평균 40채로 올해 연휴기간 거래량중 최저치였다.
상하이의 경우 9월들어 11일까지 신축주택 거래성사규모는 19.17만㎡로 2005년 써우팡넷 서비스개시 이래 이 기간 평균거래량의 절반에 못미쳤다.
주택건설부의 9월 둘째주(9월5~11일) 부동산거래자료에 따르면 35대 조사대상 도시중 19개도시의 거래량이 전년동기대비 줄었고 11개도시는 그 폭이 30%를 넘었다. 특히 선전은 60.85%나 급감했고 후난성 창샤도 50% 줄었다.
부동산시장 중점관리대상도시중에서는 후베이성 우한만 소폭 상승했을 뿐 베이징,충칭,항저우,광저우,청뚜,난징,상하이 등 대다수 도시들은 30%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베이징 부동산업계는 9,10월 성수기 수요는 이미 기대할 수 없게 됐으며 시장은 빙하기로 접어들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주택구매제한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베이징,선전,상하이 등 10여개 1선도시의 집값은 갈림길에 들어섰다. 또 이달부터 주택구매제한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2,3선도시의 부동산개발업체들도 조기 자금회수를 위해 연중 최성수기에 신규분양주택 할인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
베이징의 차오양구 중홍지구에서는 첫 분양가의 80% 가격을 받는 매물이 등장했으며 베이징 하이뎬구의 상수완의 방두칸짜리 아파트는 6만위안(990만원),3칸짜리는 10만위안 할인한 가격에 매물이 나왔다.
베이징시 통계에 따르면, 9월 들어 할인매물은 대기매물까지 포함한 전체 물량의 30%에 가까운 244채에 달했다, 중홍지구처럼 할인매물은 베이징 외곽에서 시내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체 ‘워아이워지아(我愛我家)’의 한 관계자는 “중추절에 집을 보려는 사람이 다소 늘었으나 실제구매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집값의 지속하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집값하락 기대심리가 형성되면서 소폭의 가격할인으로는 구매심리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자금난에 봉착한 일부 업체들은 현재보다 훨씬 강도높은 할인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초 베이징 퉁저우구의 징마오국제성에서는 ㎡당 6000위안 정도 할인한 특가주택의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가격하락의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이에 동반해 재고증가로 인한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가격하락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통화긴축정책이 더해져 부동산개발업계의 시중은행 대출점유비율은 떨어지는데 반해 자체 자금조달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서도 업계의 자금사정이 확인되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자체조달금액은 5조5000억위안(907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4% 증가했다.
베이징 롄다스팡(聯達四方)부동산 회장 양사오펑은 “거래량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4 분기에는 1선도시 집값이 큰 파동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교외 지역의 일부 물량은 가격할인폭이 대폭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많은 부동산기업들이 매우 큰 자금압박을 받고 있으며 업계 선두업체인 완커조차 10억위안(1650억원)대 프로젝트의 합작파트너를 찾고 있을 정도”라며 “머지않아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집단으로 가격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경책이 집값하락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전통적인 성수기에 접어들어 가격하락추세가 뚜렷해지고있어 부동산업계는 이번 9,10월 성수기가 향후 부동산가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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