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남 50代 직장인,소형주택 ‘군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9.25 18:33

수정 2011.09.25 18:33

#1.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모 은행 부지점장 김모씨(56)는 지난 여름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분양 중이던 지하 1층∼지상 3층 총 17가구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을 11억5000만원에 통째로 매입했다. 은퇴시기가 다가오면서 안정적인 노후대책을 준비하던 김씨는 당초 2∼3가구를 분양받을 생각이었지만 안정적인 임대수익률에 매료돼 건물을 통매입했다. 김씨는 이 도시형생활주택을 임대해 보증금 2억원에 월 600만원 이상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임대수익률이 연 7%를 넘는다.

#2. 중소기업 임원인 박모씨(50대 후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연면적 300㎡ 규모의 낡은 단독주택을 헐고 최근 4층, 16가구의 고급 도시형생활주택을 건설 중이다.
2종 주거지역으로 연면적 660㎡까지 건축이 가능해 공사비는 8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가구당 월 100만원가량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어 건축비·보증금 대비 임대수익률은 연 20%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강남 50대 직장인 임대사업에 눈돌려

은퇴를 앞둔 서울 강남권 베이비부머들이 안정적인 임대수익 목적의 소형주택으로 눈돌리고 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에 거주하는 50대 중후반 직장인들이 분양 중인 도시형생활주택을 건물단위로 매입하거나 소유부지에 직접 소형주택을 짓는 등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통적으로 은퇴 시기가 가까워진 베이비부머들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안전자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K기업은행 김연화 부동산팀장은 "글로벌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커지고, 집값 상승 기대감은 꺾이면서 자산가들이 여유자금을 운용할 만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은퇴를 눈앞에 둔 베이비부머들은 고민이 더 많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그나마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임대사업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을 통째로 매입하려는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정부가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연말까지 국민주택기금에서 연 2%의 저리로 건설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는 점도 베이비부머들이 임대사업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시공·통매입 문의 급증

금융권 부동산 전문가들뿐 아니라 현장을 누비는 전문가들도 요즘 들어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건물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소형주택 전문업체 코쿤하우스 고종옥 대표는 "부지를 확보해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어달라는 문의가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면서 "대부분 서울 강남권에 거주하는 50대 직장인들로 임대수익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하지만 월세가 나온다고 모두 수익형부동산이 아니지않느냐"면서 "임대수익률이 최소 연 6% 이상 나와야 하는데 서울시내 단독주택 부지 등 땅값이 너무 비싸 적정 임대수익률을 맞추기 힘들다보니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은퇴한 세대들은 바로 임대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준공된 소형주택을 원하지만 수익형부동산 인기가 치솟으면서 가격조율이 쉽지 않다.


수목건축 서용식 대표는 "대부분 노인들이 부지확보 등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매수 희망자는 많지만 공급이 없어 아직까지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자들이 통매입을 원하는 소형주택은 보통 20실 규모의 15억∼20억원대 도시형생활주택"이라며 "매도자들은 매수자들이 부르는 금액보다 2억∼3억원을 더 부르는 경우가 많아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플러스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오피스텔에 비해 관리비가 저렴해 임차인들이 선호하고, 건물주 입장에서 관리도 수월해 10억∼30억원의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가 많이 찾고 있다"며 "고객 의뢰로 남부터미널 인근 등 강남 2곳에 도시형생활주택 신규공급 시 임대수익률이 어느 정도 나올지 사업성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winwin@fnnews.com오승범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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