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의 양강구도가 깨지고 삼성전자ㆍMS가 가세한 새로운 ‘IT 삼국지’ 지형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삼성전자ㆍMS에 따르면 두 회사는 특허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전방위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ㆍ태블릿PC에 대해 MS에 대당 일정 비용을 주기로 했고, MS ‘윈도폰’ OS를 넣은 스마트기기 분야에서 적극 협력키로 했다.
■애플-구글 양강구도 깨진다
삼성전자와 MS의 연합으로 애플ㆍ구글이 지배하는 IT 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애플과 구글은 특유의 폐쇄ㆍ개방 정책으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모두 거머쥐며 스마트세상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대 공룡’으로 군림해왔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전자업체임에도 스마트시대를 이끌어가는 SW 역량에서는 애플과 구글에 밀려왔던 게 사실. 반면 PC용 SW에서 추종을 불허하는 영향력을 행사했던 MS는 모바일기기 쪽에서 HW 제조사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국내 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이번 연합에 대해 “필연적인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 태블릿PC가 지배하는 스마트세상에서 삼성전자와 MS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든든한 협력자로서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ㆍMS 진영의 부상으로 삼성전자와 전면적인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은 삼성의 통신 특허에다 MS의 SW 특허에까지 대응해야 하는 위험을 앉게 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확산의 일등공신인 삼성전자가 MS 옆에 바짝 다가서면서 모바일 OS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전자 “얻는게 더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최대 안드로이드 단말기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MS에 주는 로열티 비용은 일반에 알려진 것(5달러 미만)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며 “오히려 실질적으로 얻는 게 더 많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MS는 PC 시장에서 화려한 위상과 정반대로 스마트폰 OS 쪽에선 구글ㆍ애플에 밀려 지난 2ㆍ4분기 약 2%에 불과한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노트북PC와 유사한 태블릿PC에선 점유율이 0%에 가깝다. 이번 협력관계 구축에서 모바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MS가 삼성전자에 더 많은 반사이익을 안겨줬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MS 특허를 활용해 애플을 압박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세계 스마트폰 OS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구글에 대해 적당한 거리감을 두게 되면서, 새로운 IT 삼국지의 패권다툼이 흥미롭게 펼쳐질 전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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